제233호

학교의 AI 사용 제한으로 가정의 사용도 줄어들까요

학교에서 AI를 금지해도 집과 사교육에서 쓰는 시간은 그대로 남아요. 뉴욕의 조치와 한국의 상황을 비교했어요

비즈니스학교의 AI 사용 제한으로 가정의 사용도 줄어들까요

식당에서 아이 앞에 놓인 스마트폰, 부모가 원한 건 30분의 조용함이었어요

주말 저녁 식당에서 자주 보이는 장면이 있어요. 5살쯤 되는 아이 앞에 스마트폰이 세워져 있고, 부모는 그제야 젓가락을 들어요. 그 폰은 아이가 조른 것도 아니고 부모가 무심해서 준 것도 아니에요. 어른이 30분쯤 조용히 식사하려고 건넨 도구예요.

2026년 9월 2일, 뉴욕시가 공립학교 학생 약 60만 명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사용을 1년간 중단한다고 발표했어요. 미국에서 가장 큰 교육청의 결정이라 국내에도 빠르게 소개됐고, 한국도 비슷한 규제를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곧바로 따라붙었어요.

그런데 그 조치를 그대로 옮겨오면 규제는 학교 수업에만 적용되고, 집에서 쓰는 화면은 그대로 남아요. 한국에서 아이 손의 화면은 학습 도구였던 적이 별로 없거든요. 그건 처음부터 돌봄 도구였어요.


뉴욕의 금지는 학교 안에서만 적용돼요

먼저 뉴욕이 무엇을 금지했는지부터 정확히 볼게요. 보도에서 뭉뚱그려진 부분이 꽤 있어요.

조치는 크게 4갈래예요. 첫째, 2-K1부터 8학년까지 학생이 직접 쓰는 생성형 AI를 2026~2027학년도 1년간 중단해요. 대상은 약 60만 명, 전체 재학생의 3분의 2예요. 둘째, 동반자 챗봇2은 학년 구분 없이 전 학년에서 금지해요. 셋째, 고등학생 일부에게만 검증된 도구 다섯 개를 파일럿으로 열어주는데, 최대 5만 명 규모이고 학교당 5개 학급까지, 도구마다 사용 시간과 과제 수를 따로 제한해요. 넷째, 교사도 수업 준비나 번역 같은 운영 업무에는 AI를 쓸 수 있지만 채점과 상담에는 쓸 수 없어요.

허용된 5개 도구를 보면 뉴욕이 무엇을 남기려 했는지가 드러나요. Quill은 영어 수업에서 정독과 텍스트 분석,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 찾기를 돕고, Edia는 수학 수업을 보조해요. Brisk Teaching은 교사가 직접 만든 활동에 과목 구분 없이 쓸 수 있어요. Playlab은 학생이 AI의 출력물에서 편향과 논리를 직접 뜯어보게 하는 도구이고, Intel AI-Ready Schools는 학생이 지역사회의 문제를 찾아 한 학기 동안 해법을 만들어보는 프로젝트형이에요.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5개 중 어느 것도 학생 대신 답을 만들어주는 물건이 아니에요. 읽기를 돕거나, 교사가 설계한 활동을 실어 나르거나, AI 자체를 분석 대상으로 삼는 도구들이에요. 뉴욕시가 밝힌 선정 기준도 같은 방향이었어요. 안전성과 데이터 프라이버시, 교사가 주도하는 수업 구조, 그리고 학생이 사고의 주체로 남는지였어요. 학습 효과뿐 아니라 이런 사용 조건을 함께 보겠다는 방향이에요.

여기에 화면 사용 시간 제한이 붙었어요. 2학년 이하는 1인 1기기 화면 사용을 제한하고, 3학년에서 5학년은 하루 30분, 6학년에서 8학년은 45분이에요. 뉴욕시는 이미 2025년 가을부터 학교 일과 중 개인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었으니, 그 위에 한 겹을 더 얹은 셈이에요. 장애가 있거나 영어를 배우는 중인 학생, 코딩 수업에는 예외를 두었고요.

모든 고등학생에게 제공되는 공식 AI 교육은 45분짜리 비판적 사고 모듈 연 2회, 그러니까 1년에 90분이에요. 60만 명의 아이가 학교에서 AI에 대해 배우는 시간의 총량이 그 정도라는 뜻이에요.

조치 자체는 꽤 정교해요. 하지만 이 조치들이 적용되는 범위는 한 곳뿐이에요. 학교 안, 수업 시간, 교사가 지켜보는 자리요. 아이가 집에서 무엇을 쓰는지에 대해 뉴욕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할 수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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