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호

연구비를 많이 쓰는 한국, 인재에게 어떤 조건을 제시할까?

GDP 대비 R&D 지출과 인재경쟁력은 무엇이 다를까요. 프랑스 연구자 지원사업과 중국 K비자를 통해, 예산을 실제 연구 조건으로 연결하는 유치 방식을 살펴봅니다.

AI·테크연구비를 많이 쓰는 한국, 인재에게 어떤 조건을 제시할까?

연구비를 많이 쓰는 나라에 인재도 많이 모일까요

한국은 연구개발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나라예요. OECD가 발표한 2023년 기준 R&D 지출은 GDP의 약 5%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이스라엘 다음으로 높았어요. 그런데 INSEAD와 포르툴란스 연구소의 글로벌 인재경쟁력지수(GTCI) 2025에서 한국의 종합 순위는 31위였어요.

두 지표는 서로 다른 것을 측정해요. R&D 지출 비율은 연구개발에 얼마나 투자하는지, GTCI는 인재의 양성·유치·유지 조건과 역량 등을 함께 봐요. 순위 차이만으로 한국의 연구비가 낭비된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다만 저는 이 차이를 보며, 우리가 투자 규모 외에 연구자에게 어떤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를 느꼈어요.

미국의 연구 환경이 불안정해지는 동안 프랑스는 해외 연구자를 위한 지원사업을 열었고, 중국은 과학기술 인재를 위한 새 비자를 도입했어요. 두 사례에서 눈에 들어온 것은 돈을 얼마나 주느냐뿐 아니라, 연구자가 이주를 결정할 때 겪는 어려움을 어떻게 줄이느냐였어요.

미국의 비자 비용과 연구비 불확실성

H-1B는 미국 기업 등이 전문직 외국인을 고용할 때 사용하는 비자 제도예요. 해외 인력을 채용하는 통로인 동시에, 미국 내 고용과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정치적 논쟁이 이어져 왔어요.

2025년 9월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신규 H-1B 청원에 10만 달러 납부 요건을 도입했어요. 미국 밖에 있는 인력을 채용하는 경우가 주된 적용 대상이고 예외도 있어요. 이미 발급된 비자나 시행 전 접수된 청원에 소급 적용되는 조치는 아니었어요. 기존 비자 갱신 때마다 10만 달러를 내라는 내용도 아니에요.

이 조치의 의미는 법정 비자 정원을 일괄 줄였다는 데 있지 않아요. 적용 대상인 해외 인력을 새로 채용하려는 고용주에게 큰 비용이 추가됐다는 점이에요. 같은 연구자를 고용하더라도 이전과 다른 계산이 필요해진 거예요.

연구비도 불확실성을 키웠어요. 트럼프 행정부의 2026회계연도 NIH 예산 요청안은 비교 가능한 2025년 확정 예산보다 약 39% 적은 규모를 제안했어요. 여기서 삭감 요청안과 의회가 최종 확정한 예산은 구분해야 해요. 요청안이 발표됐다는 사실을 예산 삭감이 그대로 완료됐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돼요.

연구자에게는 다음 프로젝트의 재원과 고용이 이어질지 예측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요. 저는 이런 불확실성이 커질 때, 다른 나라가 제시하는 연구 조건을 검토할 이유도 커진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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