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2호

딥시크 Super-agent는 R1이 될 수 있을까요

R1이 흔든 건 성능이 아니라 가격표였어요

AI·테크딥시크 Super-agent는 R1이 될 수 있을까요

토요일 밤, 딥시크가 꺼낸 건 모델이 아니었어요

딥시크가 무언가를 내놓으면 인공지능 업계는 늘 한 번씩 출렁여요. 이번에 나온 건 모델이 아니라 에이전트예요. 10월 31일 토요일 저녁, 딥시크 하네스(Harness)1 팀이 위챗에 「Super-agent 설계 탐색: 더 자율적인 에이전트 시스템을 향해」라는 긴 글을 올렸고, 같은 날 깃허브에 연구용 프로토타입 dsh-superagent-prototype을 MIT 라이선스로 공개했어요. 블룸버그는 이걸 앤스로픽의 Claude Code에 도전하는 제품으로 보도했어요. 개발자 단톡방을 지켜보다가 코딩 문제에 대한 피드백이 보이면, 누가 부르지 않아도 해결책을 내놓는 에이전트라고요.

배경을 조금 붙이면 이래요. 딥시크는 올해 5월 무렵 Claude Code를 내부 비교 대상으로 삼는 하네스 팀을 꾸리기 시작했고, 8월 13일 에이전트 런타임 deepseek-harness를 MIT 라이선스로 공개했어요. 돈도 모았어요. 블룸버그와 로이터에 따르면 딥시크는 최근 라운드에서 약 1,000억 위안(약 150억 달러)을 조달했고, CATL과 텐센트가 큰손이었어요. 6월에 마친 첫 외부 라운드(약 500억 위안)의 두 배 규모이고, 상장 준비도 진행 중이에요.

오늘 던지고 싶은 질문은 하나예요. 이번 Super-agent가 2025년 1월 딥시크-R1이 가져온 충격과 비슷한 충격을 줄 수 있을까요. 답하려면 두 가지를 먼저 확인해야 해요. Super-agent가 실제로 무엇인지, 그리고 R1의 충격이 정확히 어디서 왔는지요.


Super-agent가 아끼려는 건 사람의 주의예요

설계 글의 출발점은 모델 성능이 아니라 사람의 주의력이에요. 하네스 팀은 한 사람이 동시에 따라갈 수 있는 활성 세션을 보통 3~5개로 봐요. 작업 하나의 한계는 모델이 정하지만, 작업 여러 개의 한계는 사람의 주의가 정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내건 원칙이 “take as little human attention as possible, and give as much value as possible”이에요. 사람의 주의는 최대한 적게 가져가고, 가치는 최대한 많이 돌려주겠다는 뜻이에요.

구조는 두 층이에요. 상주하는 라우터(Router)가 사람과 대화하며 일을 나눠주고, 서로 격리된 워커(Worker)들이 실제 작업을 병렬로 처리해요. 라우터는 작업을 단계로 쪼개지 않아요. 누구의 요청을 어느 워커에게 줄지만 정해요. 그래서 설계 글은 라우터에는 가벼운 모델로도 충분하고, 워커에는 가장 강한 모델을 붙이라고 권해요.

입력도 프롬프트가 아니라 이벤트예요. 채팅 메시지, 코드 리뷰 댓글, CI2 결과가 트리거로 들어오면 코드가 먼저 걸러내고, 통과한 것만 모델이 판단해요. 별도의 감시 세션(Watchdog)은 워커가 진행 중이라고 보고만 하는지, 실제로 진척이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요. 에이전트의 상태는 클라우드의 데이터베이스에 두고 명령은 사용자 컴퓨터의 작은 데몬이 실행하도록 나눠서, 사용자 기기가 꺼져 있어도 에이전트는 온라인에 남아요.

숫자도 하나 있어요. 단톡방과 깃허브 CI 메시지 약 300건 속에 진짜 작업 요청 약 20건을 섞은 합성 시험에서, Super-agent는 요청의 95%를 15.7분 안에 끝냈어요. 하위 에이전트 도구를 가진 단일 세션은 29.5분이었고요(둘 다 p953 기준). 다만 이 시험은 실제 코딩을 시간만 잡아먹는 가짜 도구로 바꿔서 돌렸어요. 잰 건 일을 나누고 조율하는 능력이지 코드 품질이 아니에요. 하네스 팀도 이 결과를 예비 참고치라고 불렀어요.

블룸버그가 강조한 ‘부르지 않아도 움직인다’는 대목은 나눠서 읽어야 해요. 설계 글에는 딥시크 내부 인스턴스가 공개 단톡방을 지켜보다가, 아무도 호출하지 않은 버그의 원인을 찾아 수정 PR까지 올린 사례가 나와요. 반면 공개된 프로토타입은 훨씬 조심스러워요. README에 따르면 이 에이전트는 사람이 요청했거나 팀이 써둔 규칙이 허락할 때만 움직이고, 누군가 행동해야 하거나 결과를 쓸 수 있을 때만 말을 걸어요. 지원 범위도 깃허브 저장소 하나와 선택 사항인 페이슈(Feishu) 정도예요. 딥시크 스스로 공식 제품이 아닌 연구용 코드이고, 내부 버전과도 다르며, 설계 글의 일부는 구현되지 않았다고 밝혔어요. 남은 숙제로는 라우터 확장과 보안을 꼽았는데, 클라우드 쪽 루프가 뚫리면 연결된 모든 기기가 위험해진다는 점을 직접 적어뒀어요.


R1이 흔든 건 모델 성능이 아니었어요

많은 분이 모르고 지나가는 대목이 있어요. 딥시크가 업계에 충격을 준 건 R1이었지, 딥시크의 일반 모델이 아니었어요. 그리고 R1의 충격도 성능 그 자체에서 오지 않았어요. 개발 비용, 그걸 오픈소스로 풀어버린 결정, 그리고 서빙 비용이 충격이었어요.

2025년 1월 20일 딥시크는 OpenAI o1과 맞먹는다는 추론 모델 R1을 내놓으면서 가중치와 기술 보고서를 MIT 라이선스로 공개했어요. 증류4도 상업적 이용도 마음대로 하라는 문구까지 붙였죠. 비용 이야기는 한 달 전에 나온 바탕 모델 V3의 기술 보고서에서 왔어요. 전체 학습에 H800 GPU 278만 8천 시간이 들었다는 거예요. 시간당 2달러로 치면 약 558만 달러인데, 이게 ‘600만 달러로 만든 프런티어 모델’이라는 말로 퍼졌어요. 엄밀히는 학습에 든 GPU 시간이지 연구와 실험까지 합친 총 개발비는 아니었어요. 그래도 시장이 받아든 메시지는 분명했어요. 생각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도 된다는 것.

서빙 가격도 같은 방향이었어요. R1 API는 100만 토큰당 입력 0.55달러, 출력 2.19달러였고, 출력 기준으로 o1보다 30배 가까이 쌌어요. 1월 27일 엔비디아 주가는 17% 가까이 빠졌고, 시가총액 약 5,890억 달러가 하루 만에 사라졌어요.

LLM 개발사들에게 충격적이었던 순간을 꼽으면 2017년 구글의 트랜스포머, 2018년 BERT, 상업적 이용을 허용한 2023년 메타의 Llama 2 공개, 그리고 DeepSeek-R1 공개 정도예요. 이 목록에서 딥시크가 차지하는 자리는 어디든 접목할 수 있는 추론 모델을 제시했다는 데 있어요. R1과 함께 공개된 증류 모델 6종은 알리바바의 Qwen과 메타의 Llama를 바탕으로 15억에서 700억 파라미터까지 만들어졌고, 딥시크는 그중 32B와 70B가 o1-mini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발표했어요. 추론 능력이 한 회사의 모델 안에 갇혀 있지 않고, 남의 모델에 옮겨 심을 수 있는 기술이 됐다는 뜻이에요.


가드레일을 잘 쓰면 남는 변수는 가격이에요

이제 지금의 판을 볼게요. 초지능에 가까운 모델이 나오고 지침 중심으로 일을 맡길 수 있게 되면서 달라진 게 있어요. 하네스라 부르든 스킬이라 부르든, 마크다운 형태로 가드레일을 명확하게 주면 일정 수준 이상의 모델은 준수한 성능을 보여요. 그러면 남는 변수는 가격이에요. 저는 이게 Kimi, GLM, 딥시크 같은 중국 모델이 안보 위협 논란 속에서도 미국 기업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라고 봐요. 가격이 수십 배는 싸거든요.

이 ‘수십 배’를 공식 가격표로 확인해 봤어요. 11월 1일 기준, 100만 토큰당 달러예요.

모델입력캐시 읽기출력
Claude Opus 5.54.000.2020.00
Claude Haiku 5.5 (프롬프트 10만 토큰 이하)0.100.010.50
Claude Haiku 5.5 (프롬프트 10만 토큰 초과)0.500.052.50
DeepSeek V4-Pro (피크 / 비피크)1.32 / 0.660.044 / 0.0223.96 / 1.98
DeepSeek V4.1-Flash (피크 / 비피크)0.30 / 0.150.006 / 0.0031.20 / 0.60

어려운 코딩 작업에 흔히 붙는 Opus 5.5와 비교하면, 딥시크 V4.1-Flash는 비피크 시간 기준으로 입력이 27배, 출력이 33배 싸요. 에이전트가 같은 맥락을 반복해 읽을 때 쓰는 캐시 읽기는 67배 차이예요. 한 번 묻고 끝나는 채팅보다, 수십 번 같은 저장소를 다시 읽는 에이전트 작업에서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는 구조예요.

다만 조건이 둘 있어요. 하나는 딥시크의 피크 시간이에요. 평일 UTC 01~04시, 06~10시인데, 한국 시간으로는 오전 10시~오후 1시, 오후 3~7시예요. 한국의 업무 시간과 거의 겹치고, 이때는 가격이 두 배라 Opus와의 격차가 13~17배로 줄어요. 다른 하나는 앤스로픽의 Haiku 5.5예요. 프롬프트가 10만 토큰 이하면 입력·출력 단가 모두 Flash보다 싸요. 10만 토큰을 넘기면 다시 Flash가 싸지는데, 저장소를 통째로 읽는 코딩 에이전트는 이 선을 자주 넘어요. 그러니 수십 배 격차는 프런티어 모델과 중국 모델 사이에서 성립하는 이야기이고, 미국 모델 전체와의 비교는 아니에요.

시장은 이 계산을 따라 움직였어요. CNBC가 7월에 오픈라우터(OpenRouter)5 데이터를 분석한 보도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오픈라우터로 처리한 토큰 중 중국 모델 비중은 2월 8일 이후 매주 30%를 넘었고 최고 46%까지 올라갔어요. 그 전 12개월 평균은 11%였어요. 오픈라우터 쪽은 중국 오픈소스 모델이 앤스로픽과 OpenAI의 주력 모델보다 60~90% 싸다고 설명했고요. 워싱턴의 시선은 반대 방향이에요. 7월에는 재무장관이 중국 모델 제재 가능성을 꺼냈고, 9월에는 하원 위원회들이 중국 AI 사용 확산을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deepseek super agent r1오픈라우터는 개발자들이 여러 모델을 갈아 끼우는 중개소라서 시장 전체를 대표하진 않아요. 토큰 비중이 곧 매출 비중인 것도 아니고요. 그래도 바꿔 끼우기 쉬운 자리에서 무엇이 선택되는지는 꽤 정직하게 보여줘요.

딥시크도 이 구도를 알고 움직여요. 딥시크 API 가격표는 자사 검색·페치 기능을 부르는 경로로 딥시크 하네스와 나란히 Claude Code와 Codex를 적어두고, 이 경로의 호출은 무료로 열어뒀다가 11월 1일부터 건당 과금한다고 공지했어요. 경쟁사의 하네스 안에서 자기 모델이 도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Super-agent 프로토타입도 특정 모델을 고집하지 않아요. 하네스에 설정된 모델을 쓰되 워커와 평가용 모델은 따로 고를 수 있게 열어뒀어요.


오스왈드의 시선

저는 실제로 이 계산대로 일하고 있어요. 9월 기준으로, 지속 시간이 긴 작업과 반복성이 강한 작업은 예전엔 GPT의 Luna급 모델이나 Sonnet에 맡겼지만 요즘은 딥시크와 GLM에 맡겨요. 전체 계획 수립과 오케스트레이션, 초기 블루프린트는 여전히 Claude나 GPT-6에 맡기고요. Ollama Cloud에서 조 단위 토큰을 써도 Claude나 GPT-6보다 압도적으로 싸고, Skill.md나 soul.md 같은 하네스 파일을 잘 세팅해두면 성능도 준수해요.

제가 늘 하는 말이 있어요. 모든 사람, 모든 일에 초지능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일과 환경에 맞는 모델이 따로 있어요. 딥시크의 설계 글도 라우터에는 가벼운 모델을, 워커에는 가장 강한 모델을 두라고 권해요. 역할마다 다른 값의 지능을 배치하라는 말이에요.

그럼 Super-agent는 R1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같은 종류의 충격은 아닐 거라고 봐요. R1의 개발비와 공개 범위, 서빙 가격은 셋 다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숫자였어요. 이번에는 놀랄 숫자가 없어요. 코딩 하네스를 오픈소스로 공개한 회사는 OpenAI(Codex CLI)를 비롯해 이미 있고, 딥시크가 싸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고, Super-agent는 비용을 한 줄도 공개하지 않았어요.

새로운 건 숫자보다 재는 단위예요. 에이전트가 몇 분 일했는지와 함께, 사람이 몇 번 들여다봐야 했는지를 재기 시작했어요. 이런 변화는 주가를 하루 만에 흔들기보다, 다른 회사들의 제품 설계 문서에 조용히 스며드는 쪽에 가까울 거예요.


마치며

R1이 나왔을 때 사람들이 던진 질문은 “이게 이 가격에 된다고?”였어요. Super-agent가 던지는 질문은 조금 달라요. 이 일에 내가 몇 번이나 들여다봐야 하느냐예요. 다만 이 프로토타입은 아직 저장소 하나를 맡는 연구용 코드이고, 사람 대신 명령을 실행하는 권한을 어떻게 지킬지는 딥시크도 답을 내놓지 않았어요. 부르지 않아도 일하는 에이전트를 팀에 들이려면, 가격표보다 그 답을 먼저 봐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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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더 읽기

핵심 출처

  • DeepSeek, “dsh-superagent-prototype README”, GitHub, 2026.10.31. ··· 프로토타입의 범위, 연구용 코드라는 한계, 사람의 주의를 아끼겠다는 원칙 문장이 여기 있어요.
  • DeepSeek Harness 팀, “Super-agent 설계 탐색: 더 자율적인 에이전트 시스템을 향해”, 위챗, 2026.10.31. ··· 설계 원문(중국어)이에요. 라우터·워커 구조와 합성 시험 수치가 담겨 있어요.
  • CellCog, “DeepSeek’s Super-agent: One Router, Many Workers”, 2026.11.1. ··· 설계 글의 구조표와 시험 조건을 영어로 옮겨 정리한 글이에요. 중국어 원문이 부담스럽다면 여기부터 보세요.
  • DeepSeek, “Models & Pricing”, 2026.11.1 조회. ··· 피크·비피크 가격과 Claude Code·Codex 경유 호출 안내가 있어요.
  • Anthropic, “Pricing”, 2026.11.1 조회. ··· Opus 5.5와 Haiku 5.5의 토큰 단가예요.
  • DeepSeek, “DeepSeek-R1 Release”, 2025.1.20. ··· MIT 라이선스와 증류 모델 6종을 알린 원래 공지예요.
  • DeepSeek-AI, “DeepSeek-V3 Technical Report”, arXiv, 2024.12. ··· H800 278만 8천 GPU 시간이라는 숫자의 출처예요.

배경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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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안광섭 (오스왈드)은 세종대학교 겸임교수, INLEVEL9 전략 컨설턴트입니다. 경력, 연구, 저서와 최신 활동은 저자 소개에서 계속 갱신합니다. 최근 소식 · 2026년 8월: 2026 세종도서 교양부문 우수도서 선정.

📝 용어 설명


각주

  1. 하네스(harness): 언어 모델을 감싸서 에이전트로 일하게 만드는 소프트웨어 뼈대예요. 모델을 반복 실행하고, 파일과 도구를 다루고, 맥락과 안전장치를 관리해요. 말에 씌우는 마구에서 따온 이름이에요. ↩

  2. CI(Continuous Integration, 지속적 통합): 개발자가 코드를 올릴 때마다 자동으로 빌드하고 테스트를 돌리는 체계예요. 실패하면 바로 알림이 떠서, 에이전트에게는 일거리가 생겼다는 신호가 돼요. ↩

  3. p95: 전체 요청을 걸린 시간 순으로 줄 세웠을 때 95번째 백분위에 해당하는 값이에요. “요청 100건 중 95건은 이 시간 안에 끝났다”는 뜻이라, 평균보다 느린 꼬리를 보여줘요. ↩

  4. 증류(distillation): 큰 모델의 답변을 교재 삼아 작은 모델을 학습시키는 기법이에요. R1은 이 방식으로 다른 회사의 작은 모델에 추론 능력을 옮겨 심은 결과물까지 함께 공개했어요. ↩

  5. 오픈라우터(OpenRouter): 여러 회사의 AI 모델을 하나의 API로 골라 쓸 수 있게 해주는 중개 플랫폼이에요. 어떤 모델이 얼마나 쓰이는지 집계가 공개돼서, 모델 사용 흐름을 볼 때 자주 인용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