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호

품목 유형마다 3유로, EU 소액 소포 관세

셔츠·장난감·선글라스처럼 품목 유형마다 3유로씩. EU 소액 소포 관세의 계산법과 테무·쉬인의 대응을 정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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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는 하나인데 관세는 품목 유형마다 붙어요

EU 밖의 판매자에게 5유로짜리 티셔츠를 주문했다고 해볼게요. 새 임시 관세 적용 대상이면 티셔츠에 3유로가 부과돼요. 같은 관세 분류의 티셔츠 여러 장은 한 유형으로 계산하지만, 폰케이스와 선글라스까지 서로 다른 세 유형이면 9유로가 돼요. 계산 기준은 상자 수나 물건 개수가 아니라 관세 분류에 따른 품목 유형이에요. 판매자 등이 납부할 의무를 지며, 그 비용이 소비자 가격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판매 정책에 따라 달라져요.

2026년 7월 1일부터 유럽연합이 시작한 새 관세 이야기예요. 테무와 쉬인 등에 미칠 영향이 크게 보도됐어요. 그런데 저는 이 3유로라는 숫자가 유난히 작다는 점이 오히려 걸렸어요. 상자 하나에 몇 유로 얹는다고, 연간 59억 개씩 들어오는 흐름이 정말 멈출까요? 조치의 규모와 목표가 잘 맞지 않아 보였어요.

EU는 공정 경쟁과 소비자 보호를 조치의 이유로 설명해요. 저는 이와 함께 기업이 개별 직배송과 현지 창고의 비용을 다시 비교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했어요. 정책의 공식 목적과 예상되는 사업상 효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어요.


📦 ‘소포당’이 아니라 ‘품목 유형당’ 3유로

먼저 규칙부터 정확히 볼게요. 이번 관세는 소포 하나당 매기는 게 아니라, 소포에 담긴 품목 유형마다 매겨요. 따라서 한 상자에 무엇을 담았는지에 따라 금액이 달라져요.

지금까지 유럽연합은 150유로 이하 물건에는 관세를 매기지 않았어요. 2008년에 기준액이 150유로로 올라간 데 미니미스1 면제 제도예요. 소액 소포 하나하나에 관세를 물리려면 걷는 돈보다 행정 비용이 더 드니까, 아예 면제하는 게 합리적이던 시절의 규칙이에요. 이름 그대로 “따지기엔 너무 작다”는 뜻이고요.

문제는 그 ‘시절’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거예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자료를 보면, EU로 들어오는 소액 소포는 2022년 약 13억 개에서 2025년 약 59억 개로 4배 넘게 늘었어요. 59억 개를 연간 일수로 나누면 하루 약 1,600만 개예요. 그중 90% 이상이 중국발이고요. 과거보다 훨씬 많은 물량을 같은 제도로 처리하게 된 거예요. 소액 물품에 두었던 작은 예외가, 지금은 대량 수입이 그대로 통과하는 통로가 된 거예요.

7월 1일부터는 150유로 이하 소포에도 품목 유형마다 3유로가 붙어요. 셔츠 한 장이면 3유로, 셔츠에 장난감에 선글라스면 세 품목이라 9유로예요. 같은 티셔츠 세 장은 한 품목이라 3유로고요. 소액 수입품의 관세 면제가 사라지면 판매자들은 달라진 비용을 반영해야 해요.

이 규칙은 특정 국가나 플랫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소액 직배송 비중이 큰 테무·쉬인·알리익스프레스 등의 사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이들은 중국 창고에서 개별 주문을 하나씩 항공편으로 유럽 문 앞까지 직배송하는 방식으로 커졌어요. 면제 요건을 충족한 소액 주문은 관세 없이 들여올 수 있었어요. 유럽 안에서 정식으로 관세를 다 내고 경쟁하던 H&M이나 자라 같은 회사 입장에서 보면, 애초에 경쟁 조건이 불공정했어요. 같은 옷을 팔아도 한쪽은 관세를 내고 한쪽은 안 내니까요. 유럽연합이 “불공정 경쟁”이라고 부른 게 바로 이 지점이에요.

유럽연합이 내건 명분은 하나 더 있어요. 집행위원회는 이번 조치로 유럽 도심 상권의 ‘공동화’를 막고 싶다고 했어요. 값싼 직구가 밀려들면서 동네 상점이 하나둘 문을 닫고, 그 자리에 있던 일자리와 지역 공동체가 함께 무너진다는 문제의식이에요. 관세 이야기 뒤에는 동네 상권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고민도 깔려 있는 거죠. 3유로가 세수만을 겨냥한 조치는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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