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3호

네이버 의심 계정 2만 4천 개, 좌우 정치인을 모두 공격했어요

네이버 댓글 1억 1,266만 건에서 걸러진 의심 계정 2만 3,998개는 좌우 정치인을 번갈아 비난했고, 선거 전후 30일간 신규 유입이 평시보다 51% 많았어요

사회네이버 의심 계정 2만 4천 개, 좌우 정치인을 모두 공격했어요

진영 안 가리고 문재인도 윤석열도 욕먹었다

어제 KAIST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네이버 뉴스 댓글 1억 1,266만 건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어요. 2006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20년 치, 이용자 405만 명이 남긴 기록 전체예요. 여기서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이 의심되는 계정 2만 3,998개가 걸러졌고, 이 연구는 오늘 보안 분야 최고 권위 학회인 USENIX Security에서 정식 발표돼요.

그런데 탐지 기술보다 눈에 띄는 건 이 계정들이 공격한 대상 목록이에요. 이 계정들이 공격한 정치인 목록에는 좌우가 없거든요. 문재인도, 윤석열도 같은 계정 풀에서 나온 비난 댓글의 표적이었어요. 진영을 고르지 않는 공격이라니, 언뜻 앞뒤가 안 맞아 보여요.

공격 대상이 진영을 가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저는 이 활동을 국내 갈등을 키우는 방향으로 읽었어요. 아래에서 다룰 분열 유도라는 해석이에요.


진보·보수 정치인이 같은 계정 집단의 표적이었어요

출발점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2024년에 공개한 외국 연계 계정 70개였어요. 연구팀은 이 계정들과 팔로우로 연결되거나 같은 기사에 반복해서 몰려든 계정들로 후보군을 넓힌 뒤, 댓글의 표현과 계정의 행동 패턴을 단계적으로 분석해 의심 계정 2만 3,998개를 추려냈어요. 전체 이용자의 0.59%에 해당하는 규모예요. 이 계정들이 남긴 댓글은 모두 1,500만 건이 넘는데, 그중 영향력 활동 성격으로 분류된 412만 건이 이번 전략 분석의 대상이에요.

이 계정들이 쓴 ‘한국 비난’ 댓글 가운데 공감만 받고 비공감은 받지 않은, 그러니까 댓글창 최상단에 오른 것들의 표적을 집계했더니(논문 본문·부록 집계 기준) 상위 10개 중 7개가 정치인이었어요. 문재인 전 대통령 1만 6,651회,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 1만 3,522회, 윤석열 전 대통령 9,887회, 조국 전 장관 6,314회. 2025년 3월까지의 20년 누적 집계라 현재 직위와는 무관한 수치인데요. 눈여겨볼 건 순위가 아니라 구성이에요. 진보와 보수가 한 명단에 나란히 있어요. 정치인이 아닌 표적도 성격이 비슷해요. ‘대한민국’, ‘헬조선’, 특정 정당의 이름이 명단을 채우고, 특정 대통령을 비하하는 변형 표기는 별도 항목으로 집계될 만큼 자주 등장했어요.

정권별로 쪼개 보면 패턴이 더 선명해요.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다섯 정권을 지나는 동안 그때그때의 현직 대통령은 진영과 무관하게 늘 상위 표적 10위 안에 있었어요. 계정들의 추정 출신국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던 정권도 예외가 아니었어요. 연구를 이끈 이원재 KAIST 교수도 이 계정들이 외국을 직접 찬양하기보다 한국과 국내 정치인을 비난하며 갈등을 키우는 패턴을 보였다고 설명했어요(국내 언론 보도 확인). 특정 진영을 지원하기보다 여러 진영을 번갈아 비난해 갈등을 키우는 방식으로 보여요.

참고로 논문은 계정들의 추정 출신국을 ‘주요 인접국’으로만 표기하고 국가명을 익명 처리했어요. 지정학 공방 대신 수법 분석에 집중하겠다는 선택이고, 연구진도 국내 인터뷰에서 같은 표현을 유지했어요. 저도 이 글에서 국가명을 쓰지 않고 논문과 같은 표기를 따라요. 이 연구에서 중요한 건 국가명보다 수법이라고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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