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작업은 빨라졌는데, 왜 퇴근 시간은 그대로일까요
AI가 절약한 시간만큼 새 업무와 검토가 늘 수도 있어요. 제번스 역설과 업무 현장 연구를 통해, 도구 도입 뒤 무엇을 확인해야 할지 살펴봅니다.
비즈니스작업 시간과 퇴근 시간은 다르더라고요
저도 AI를 꽤 적극적으로 쓰고 있어요. 글을 쓰고, 자료를 찾고, 이것저것 정리할 때 활용해요. 예전에는 한 시간 걸리던 작업을 15분 만에 끝낼 때도 있어요. 그런데 퇴근 시간은 그대로예요. 오히려 늦어진 것 같기도 하고요.
한 가지 일을 빨리 끝내는 것과 하루 동안 하는 일이 줄어드는 건 별개인가 봐요. 남은 시간에 다른 일을 시작하고, AI가 만든 결과를 확인하다 보면 하루가 지나가거든요.
이런 경험을 생각하며 읽은 연구가 있어요. UC 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원의 아루나 랑가나탄과 싱치 매기 예는 직원 약 200명인 미국 기술기업 한 곳을 8개월 동안 관찰하고, 40건 넘는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직원들이 AI를 활용하면서 어떤 일을 맡고 어떻게 시간을 쓰는지 살펴본 연구예요.
효율이 높아져도 총사용량은 늘 수 있어요
여기서 떠오르는 개념이 제번스 역설이에요.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는 1865년 출간한 《석탄 문제》에서 석탄을 더 효율적으로 쓴다고 해서 전체 소비량도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어요.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석탄이 줄면 생산 비용이 낮아져요. 낮아진 비용 덕분에 생산량과 석탄을 쓰는 용도가 크게 늘면, 결국 전체 석탄 소비는 증가할 수 있죠. 효율이 개선될 때마다 반드시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법칙은 아니에요. 사용량이 얼마나 늘어나느냐에 달려 있어요.
AI에도 비슷한 질문을 해볼 수 있어요. 보고서 하나를 만드는 시간이 줄었을 때, 보고서 개수를 그대로 유지하면 시간을 아낄 수 있어요. 하지만 더 많은 보고서를 만들고 확인하기 시작하면 업무 시간은 줄지 않을 수 있죠.
이건 제번스 역설을 업무에 빗대어 생각한 설명이에요. AI 사용량이 늘면 사람의 노동도 반드시 늘어난다는 뜻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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