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 이후, 오래된 사업계획에서 다시 확인할 세 가지
투자금의 AI 쏠림과 개발 방식의 변화 속에서 무엇을 다시 점검해야 할까요. 스티브 블랭크의 글, 국내 투자 통계, 제가 투자자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함께 살펴봐요.
비즈니스기술을 개발하는 사이에 고객과 경쟁자가 달라졌어요
스티브 블랭크는 3월 17일 블로그에 자신이 6년 전 투자한 창업자 ‘Chris’를 만난 이야기를 썼어요. Chris는 자율 운행 기술을 개발하며 기존 항공 플랫폼에 통합하는 일을 해왔어요. 하지만 5년간 기술을 개발하는 동안, 비슷한 문제를 푸는 경쟁자가 늘고 인접한 방위 시장에 새로운 수요가 생겼다는 거예요. 블랭크는 그가 쌓은 기술적 경쟁력1은 여전히 의미가 있지만, 처음 세운 사업 모델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봤어요.
최근 저도 펀드 운용을 맡은 GP와 엔젤 투자자 몇 분을 만났어요. 투자 검토를 처음부터 다시 하거나, 스타트업 투자 흐름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후속 투자가 어렵다고 보는 기업의 지분을 손해를 감수하고 정리한 뒤 AI 기업에 재투자하는 방안에 대해, 출자자(LP)의 동의까지 받았다는 펀드 이야기도 들었고요. 제가 만난 사람들에게 들은 사례이지 전체 펀드의 동향을 조사한 결과는 아니에요.
블랭크는 고객 개발 방법론으로 린 스타트업2에 큰 영향을 준 인물이에요. 그는 창업 후 2년 이상 지났다면 사업의 여러 가정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해요. 저는 이 말을 기존 사업을 모두 버리라는 뜻보다는, 투자·개발·고객의 변화를 확인하라는 제안으로 읽었어요.
투자금이 AI 기업에 집중되고 있어요
OECD가 2월 발표한 분석에서 2025년 글로벌 벤처 투자 중 AI 기업의 비중은 금액 기준 61%, 2,587억 달러였어요. 2022년의 30%보다 크게 늘었어요. AI 투자액의 약 73%는 1억 달러를 넘는 대형 거래였고, 10억 달러 초과 거래만으로도 AI 투자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했어요. 일부 큰 거래가 전체 금액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뜻이에요.
국내에서도 AI 투자 비중이 커졌어요. 더브이씨 집계에서는 금액 기준 비중이 2022년 9.4%에서 2025년 23.6%, 2026년 1분기에는 45% 이상으로 높아졌어요. 이 분류에는 AI 반도체와 AI를 주요 기술로 쓰는 응용 서비스도 포함돼요. 서로 다른 기관의 분류나 집계 기간을 섞기보다 같은 자료 안에서 변화를 보는 편이 좋아요.
AI 외 분야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도 투자자의 비교 기준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봐야 해요. 다만 AI의 투자 비중이 올랐다고 해서 모든 비AI 분야의 투자액이 줄었거나, 모든 AI 기업이 자금을 쉽게 받는다는 뜻은 아니에요.
블랭크가 소개한 Chris의 경우에는 인접 시장의 변화를 놓친 것이 문제였어요.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자율 드론과 무인 차량의 수요 및 경쟁이 달라졌는데, 기존 시장의 기술 개발에 집중하다 이를 충분히 살피지 못했다는 설명이에요.
블랭크는 Chris의 기술이 분쟁 지역의 보급 수송이나 의료 후송에도 쓰일 수 있다고 봤어요. 이는 새로운 고객을 찾아볼 수 있다는 투자자의 판단이에요. 실제 현장에서 요구하는 성능과 운용 조건, 구매 절차까지 검증된 것은 아니에요. 기존 항공 플랫폼과의 통합 기술을 유지하면서 적용할 시장을 다시 살펴보자는 제안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기술 개발에 집중할 시간은 필요해요. 동시에 고객의 요구와 경쟁 제품, 구매 예산이 달라지는지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해요. 오래 걸리는 개발일수록 처음의 시장 가정이 계속 유효한지 살필 필요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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