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하는 웨이퍼 40만 장이 25%도 되고 10%도 돼요
어플라이드는 25%, 국내 모델은 10%. 세는 웨이퍼는 같은데 분모가 달라요
비즈니스어제 나온 D램 증설 숫자는 전망이 아니라 공사 일정이에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브라이스 힐 CFO가 2026년 9월 8일 씨티 글로벌 TMT 콘퍼런스에서 D램 생산능력 숫자를 내놨어요. 1년 전 업계 전체의 웨이퍼 투입량1이 월 160만 장 수준이었고, 올해 업계가 여기에 월 40만 장을 더하고 있으며, 앞으로 몇 년 동안 매년 월 30만~40만 장씩 붙는다는 이야기였어요.
이 숫자가 다른 전망들과 성격이 다른 이유가 있어요. 어플라이드는 D램을 사는 회사가 아니라 D램 공장에 장비를 넣는 회사예요. 힐은 자사 팹 트래커가 100개가 넘는 공장을 추적하고 있고, 선단 로직과 D램 라인은 가동률이 100%에 가까우며, 지금 증설의 병목은 수요가 아니라 클린룸 공사 속도라고 말했어요. 그린필드 팹2 기준으로 월 10만 장 캐파를 만드는 데 장비만 약 100억 달러가 들고, 기존 라인 업그레이드는 그 4분의 1 수준이라는 단가도 함께 밝혔고요. 2030년까지 새 팹 15~17개가 필요하다는 계산도 여기서 나왔어요.
그래서 40만 장은 누가 얼마나 살지에 대한 추정이 아니라, 이미 발주된 장비와 이미 파고 있는 터에 대한 이야기예요. 40만을 160만으로 나누면 25%가 나오고, 지금 시장에 도는 “올해 D램 캐파 25% 증가”라는 문장은 여기서 왔어요.
그런데 같은 해를 두고 국내 증권사 모델이 쓰는 숫자는 10%예요.
25%와 10%는 거의 같은 웨이퍼를 세고 있어요
미래에셋증권이 2026년 3월 23일 낸 리포트를 보면 2026년과 2027년의 D램 신규 웨이퍼 캐파를 각각 19만 7,000장, 28만 2,000장으로 잡았어요. 삼성전자는 평택 P4에 P5까지 더해 8만~10만 장, SK하이닉스는 2027년 용인 Y1 투입까지 넣어 6만 5,000~8만 장으로 봤고요. 그리고 이 증분을 각각 +10.3%, +13.5%로 표시했어요.
여기서 분모를 역산해 볼게요. 19만 7,000장이 10.3%라면 기준 캐파는 약 191만 장이에요. 28만 2,000장이 13.5%라는 두 번째 수치도 거의 같은 자리를 가리키고요. 어플라이드가 말한 기준은 160만 장이었죠. 두 숫자가 갈라지는 곳은 더하는 웨이퍼가 아니라 이미 있다고 세는 웨이퍼예요. 도착점은 200만 장과 211만 장으로 11만 장쯤 벌어지는데, 출발점은 160만 장과 191만 장으로 31만 장이 벌어져 있어요.
31만 장의 정체는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확정할 수 없어요. 후보는 세 가지예요. 첫째, 기준 시점이 달라요. 어플라이드는 “1년 전”, 즉 2025년 하반기를 말했고 국내 리포트는 2025년 말 기준일 가능성이 높아요. 둘째, 세는 회사가 달라요. 상위 3사만 세느냐, CXMT와 대만 군소 업체까지 세느냐에 따라 수십만 장이 움직여요. 셋째, 미세공정 전환으로 사라지는 캐파를 총량에서 미리 뺐는지 여부가 달라요.
어느 쪽이든 읽는 방법은 같아요. 25%는 산업이 25% 커진다는 뜻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지금 존재한다고 인정하는 공장이 얼마나 되느냐에 달린 비율이에요. 두 숫자 중 누가 맞는지 다투는 건 실익이 적어요. 세는 대상이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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