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호

과징금 2,000억 뒤에 열린 X의 연구자 데이터

법에 접근권이 있어도 연구자가 데이터를 못 받은 이유, 그리고 EU가 X에 2,000억 원 과징금을 매긴 뒤 달라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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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계정이 갑자기 정치인을 밀던 날

2024년 11월 루마니아 대선을 앞두고, 몇 년째 네일아트와 패션 이야기만 올리던 틱톡 계정들이 갑자기 한 무명 정치인을 밀기 시작했어요. 커린 조르제스쿠. 여론조사 한 자릿수였던 그의 게시물은 투표 전까지 1억 2천만 회 조회됐고, 그는 1차 투표에서 23%를 얻어 1위에 올랐어요.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의 아드리아나 이암니치 교수는 이걸 연구하고 싶었어요. 누가 이 콘텐츠를 만들었고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요. 그래서 EU 법이 보장한 권리에 따라 틱톡에 데이터를 요청했어요. 거부당했어요.

데이터를 요구할 법적 권리는 이미 있었지만, 연구자는 데이터를 받지 못했어요. 별도의 X 사건에서는 약 2,000억 원의 과징금 뒤에 연구자 접근 절차를 고치겠다는 시정계획이 나왔어요. 그리고 구독자님이 사는 한국은 아직 연구자 접근권을 법에 담기 전 단계에 있어요.


2,000억 원이 만든 변화

지난 7월 15일, EU 집행위원회가 X의 시정계획을 수용했어요. 골자는 이래요. 적격 연구자 심사 절차를 개선하고 처리 기간을 대폭 줄이며,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고, 연구자의 공개 데이터 수집을 계약으로 금지하던 약관을 고치겠다는 것. 이행 기한은 6개월이고 외부 독립 감사를 받아요.

여기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을 세어볼까요. 2023년 4월 X가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1으로 지정됐고, 그해 12월 EU가 공식 조사에 착수했어요. 그리고 2025년 12월 5일, 집행위는 X에 1억 2,0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2,000억 원의 과징금을 매겼어요. 디지털서비스법2 시행 이후 첫 제재였어요.

제재 사유는 세 가지였는데, 흔히 보도된 건 ‘블루체크 기만 설계’였어요. 하지만 나머지 둘이 오늘의 주제예요. 광고 저장소가 불투명해서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연구자에게 공개 데이터 접근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 특히 X의 약관은 적격 연구자가 독자적으로 데이터를 모으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었어요.

X가 곧바로 수긍한 것도 아니에요. 올해 2월 20일 X는 이 결정에 항소하면서, 조사가 불완전하고 피상적이었으며 EU가 방어권과 적법 절차를 침해했다고 주장했어요. 과징금 부과 뒤에도 항소와 시정계획 협의가 이어진 거예요. 시정계획을 내놓은 건 그 이후예요.

정리하면 이래요. 조사 착수부터 시정계획 수용까지 2년 7개월. 그사이 루마니아 대선은 무효화됐고 재선거까지 치러졌어요. X의 계획이 실제 데이터 제공으로 이어지는지는 이행 기한까지 확인해야 해요. 앞서 소개한 틱톡 연구 요청이 이 계획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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