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5호

마케터에게도 코딩 경험을 묻는 채용, 무엇이 바뀌었을까요

AI가 직무를 모두 없애는 건 아니지만, 신입·주니어에게 요구되는 채용 기준은 코딩 경험과 AI 활용 쪽으로 바뀌고 있어요.

비즈니스마케터에게도 코딩 경험을 묻는 채용, 무엇이 바뀌었을까요

마케터를 뽑으면서 “뭘 만들어봤냐”고 묻는 회사

앤드루 응은 지난 8월 28일 한 팟캐스트에서 AI가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이야기를 정면으로 반박했어요. 경제학자들이 직무를 과업 단위로 쪼개 분석해 보면 AI가 할 수 있는 건 30~40% 수준이고, 사람에게 남는 60% 과업의 가치가 오히려 더 커진다는 게 그의 논리였죠.

그런데 같은 대화의 뒷부분에서 그는 자기 회사 채용 기준을 이렇게 설명했어요. “All of my marketers know how to code.” 마케터를 면접할 때 무엇을 만들어봤는지 묻고, 만든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그게 문제가 된다고요.

이어진 사례는 더 구체적이에요. 마케팅팀의 한 명은 글을 쓸 주제를 정할 때 웹을 훑어 관련 자료를 찾아주는 맥용 데스크톱 앱을 직접 만들어 쓰고 있어요. 재무팀에서는 임원 한 명이 팀원들이 매주 몇 시간씩 문서를 열고 숫자를 옮겨 적는 걸 보고, 파일을 자동으로 열어 내용을 확인하고 이상한 값을 알려주는 스크립트를 짰고요. 채용팀에는 아예 엔지니어가 앉아 있어요.

두 이야기를 나란히 놓으면 어색해요. 일자리는 안 없어진다면서, 마케터에게 소프트웨어를 요구하니까요. 하지만 이건 같은 변화의 두 측면이에요. 회사가 마케터라는 직무를 없애지는 않지만, 그 직무에 들어올 사람에게 코딩 경험과 직접 만든 결과물을 더 요구하는 거예요.


응이 근거로 든 소프트웨어 채용 공고 숫자

응은 자기 주장의 증거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채용 공고를 들었어요. 파멸론자들 말과 달리 공고 수가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고요. 확인해 봤어요.

YouTube에서 보기

Indeed Hiring Lab의 8월 자료를 보면, 2026년 8월 14일 기준 전체 공고 지수는 팬데믹 직전 수준을 살짝 웃도는 101.8인데 소프트웨어 개발 직군은 74.4로 그 아래에 한참 머물러 있어요1. 100이 2020년 2월이니까, 이 직군만 4분의 1 넘게 빠져 있는 상태예요.

그런데 응의 말도 틀리지 않았어요. 같은 기관의 7월 분석을 보면 2025년 2월 클로드 코드가 나온 시점을 100으로 잡았을 때 소프트웨어 개발 공고는 약 15% 올랐고, 같은 기간 전체 공고는 7% 떨어졌어요. 다만 출발점이 워낙 낮아서, 반등한 뒤에도 팬데믹 이전 대비 27.5% 아래에 있죠.

같은 데이터베이스에서 “최근 1년 반 동안 늘었다”와 “2020년 2월보다 4분의 1 넘게 낮다”가 동시에 나와요. 차이를 만든 건 해석이 아니라 기준선이에요. 1년 반을 기준으로 잡으면 회복이고, 6년 반을 기준으로 잡으면 붕괴예요. 응은 앞쪽을 골랐고, 그가 비판한 쪽은 뒤쪽을 골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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