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호

AI를 써본 조직이 활용을 넓히지 못하는 이유

AI를 시험하는 일과 실제 업무에 정착시키는 일은 달라요. 옥수수 종자 보급 연구와 제프리 무어의 캐즘 이론을 통해, 다음 사용자가 요구하는 근거를 살펴봐요.

사회AI를 써본 조직이 활용을 넓히지 못하는 이유

AI를 시험하는 일과 업무에 정착시키는 일

AI를 한 번 써보는 것과 매일 하는 업무에 맡기는 것은 다른 결정이에요. 시험할 때는 답변이 얼마나 그럴듯한지 볼 수 있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오류를 누가 확인하고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까지 따져야 하죠.

이 차이를 생각할 때 참고할 만한 연구가 있어요. 1940년대 미국 아이오와 농부들이 새 옥수수 종자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조사한 연구와, 기술 제품이 초기 고객을 넘어 확산되는 과정을 다룬 캐즘 이론이에요.

먼저 AI 조사에서 무엇을 물었는지 살펴볼게요. 맥킨지의 2025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8%가 소속 조직이 적어도 한 가지 업무에서 AI를 정기적으로 쓴다고 답했어요. 조직 차원에서 AI 활용을 확대하기 시작했다는 응답은 약 3분의 1이었어요. 맥킨지 조사

딜로이트의 2026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5%가 소속 조직의 AI 실험 중 40% 이상을 실제 운영으로 옮겼다고 답했어요. 여기서 40%는 기업의 비율이 아니라 각 조직에서 운영으로 옮긴 프로젝트의 비율이에요. PwC의 2026년 CEO 조사에서는 56%가 최근 12개월 동안 AI로 인한 매출 증가와 비용 절감을 모두 경험하지 못했다고 답했어요. 업무 속도나 직원 만족도까지 포함해 아무 효과도 없었다는 뜻은 아니에요. 딜로이트 조사, PwC 조사

서로 다른 대상에게 다른 질문을 한 조사이므로 숫자를 직접 빼서 AI의 실패율을 계산할 수는 없어요. 다만 도입 여부와 활용 범위, 재무 성과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은 보여줘요. 저는 이 중 활용을 넓히는 문제를 제프리 무어의 《Crossing the Chasm》과 연결해 보고 싶어요.

농부들은 어떤 근거로 종자를 바꿨을까요

캐즘(chasm)은 초기 고객의 호응을 얻은 기술 제품이 더 넓은 고객층으로 확산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구간을 뜻해요. 그 배경에는 새로운 기술이 사람들 사이에 퍼지는 과정을 연구한 혁신 확산 이론이 있어요.

1941년 아이오와 주립대의 사회학자 **브라이스 라이언(Bryce Ryan)**과 대학원생 **닐 그로스(Neal C. Gross)**는 두 농촌 지역에서 교잡 옥수수 종자의 보급 과정을 조사했어요. 당시 농부들은 수확량과 재배 성능이 개선된 새 종자를 접하고 있었지만, 도입 시점은 제각각이었어요.

로저스가 정리한 연구 과정에 따르면 그로스는 농부 345명을 면담했고, 연구 조건에 맞는 259명의 응답을 분석했어요. 이 중 257명이 1928년부터 1941년 사이에 새 종자를 채택했어요. 종자를 처음 알게 된 경로로는 판매원이, 도입을 결심하는 데 영향을 준 경로로는 이웃 농부가 자주 언급됐어요. 새 종자의 장점을 듣는 일과 자기 밭에 심기로 결정하는 일 사이에 다른 사람의 경험이 있었던 셈이에요.

초기 수용자와 주류 고객 사이의 캐즘을 설명하는 개념도

캐즘 이론의 개념도예요. 아이오와 농부들의 실제 조사 수치를 그린 그래프는 아니에요.

1943년에 발표된 이 논문1은 이후 혁신 확산 연구의 중요한 출발점이 됐어요. **에버릿 로저스(Everett Rogers)**는 관련 연구들을 종합해 1962년 《Diffusion of Innovations(혁신의 확산)》를 출간했어요. 로저스는 새로운 것을 상대적으로 언제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수용자를 다섯 집단으로 나눴어요.

  • 혁신가(Innovators), 2.5%: 새로운 기술을 가장 먼저 시도하는 집단이에요.
  • 선각수용자(Early Adopters), 13.5%: 비교적 이른 시기에 받아들이며 주변 사람의 판단에도 영향을 주는 집단이에요.
  • 전기다수(Early Majority), 34%: 평균보다 이른 시기에 도입하되, 다른 사용자의 경험을 신중하게 살펴보는 집단이에요.
  • 후기다수(Late Majority), 34%: 주변에 널리 보급되고 도입의 불확실성이 줄어든 뒤 받아들이는 집단이에요.
  • 지각수용자(Laggards), 16%: 해당 기술을 가장 늦게 도입하는 집단이에요.

이 비율은 도입 시점을 정규분포에 따라 나눈 이론상의 구분이에요. 모든 시장에서 같은 비율이 나오는 것은 아니며, 한 사람이 모든 기술에 대해 같은 집단에 속하는 것도 아니에요. 시간이 흐르면서 누적 수용자 수를 그리면 흔히 S자 곡선이 나타나요. 위 그림처럼 시기별 수용자를 나눈 종 모양 곡선과는 세로축이 달라요.

이 모델을 기술 제품의 마케팅에 적용한 무어는 특히 선각수용자와 전기다수의 차이에 주목했어요. 처음 구매한 고객이 좋아하는 이유만으로 다음 고객을 설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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