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순매수의 92%가 개인이었어요
개인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순매수의 92%를 차지, 7월 반대매매는 9,927억 원
비즈니스3분의 1이 된 거래대금,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첫날
7월 31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1 규제가 시행된 첫날 코스피는 17.91% 올라 6,595.45로 마감했어요. SK하이닉스는 29.95%, 삼성전자는 26.81% 뛰었고, 레버리지 ETF는 50%에서 60%씩 올랐어요. 규제가 시장을 눌렀다는 말이 무색한 장면이었죠.
구독자님, 그날 가격은 크게 올랐지만 거래대금은 오히려 줄었어요. 16종 합산 거래대금은 3조 원대로 내려앉았고, 대표 상품인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하나만 봐도 전날 3조 6,000억 원에서 1조 2,000억 원으로 3분의 1이 됐어요.
지금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낮아진 건 시장이 안정을 찾았기 때문이 아니에요. 상장 허용으로 늘어난 레버리지 거래 수요를 규제 강화가 다시 줄였기 때문이에요.
50일 만에 시가총액이 4조 4,000억에서 11조 9,000억으로
시작은 5월 27일이었어요. 금융당국이 국내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상장을 허용했죠.
당시 명분은 이랬어요. 미국과 홍콩에는 이런 상품이 있는데 국내에는 없다 보니,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보호 장치가 약한 해외 상품에 직접 투자하고 있다는 거였어요. 규제 비대칭을 해소하고 투자자 선택권을 넓힌다는 설명이었고요. 논리 자체는 이상하지 않아요. 수요는 이미 존재하는데 공급만 국경 밖에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리고 50일이 지났어요.
16개 상품의 시가총액은 4조 4,000억 원에서 11조 9,000억 원이 됐어요. 두 달이 채 안 되는 사이 2.7배예요. 7월 16일, 금융위원회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보완방안을 발표했어요. 기본예탁금2을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올리고, 그동안 예탁금으로 인정되던 대용증권을 빼서 현금만 인정하기로 했죠. 주식을 판 돈도 실제 결제가 끝나는 이틀 뒤에야 현금으로 쳐주고요. 신규 상장은 잠정 중단, 마케팅은 금지였어요.
시행일은 원래 8월 중이었는데, 7월 24일에 7월 31일로 앞당겨졌어요.
흥미로운 건 발표만으로도 행동이 바뀌었다는 점이에요. 메리츠증권 분석을 보면 7월 16일 발표 직전 주간 매매회전율3이 SK하이닉스 관련 상품은 179%, 삼성전자 관련 상품은 45%였는데, 발표 이후 각각 146%와 38%로 내려왔어요. 아직 아무것도 시행되지 않은 시점에 매매회전율이 먼저 내려간 거예요. 예고만으로 반응했다는 건, 그 수요가 그만큼 조건에 민감했다는 뜻이기도 해요.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가 올해만 수십번! (출처 : @apt_lap)
상장을 허용한 이유도 투자자 보호였고, 두 달 뒤 규제를 강화한 이유도 투자자 보호였어요. 같은 기관이 같은 명분으로 정반대 방향의 조치를 한 거예요. 저는 이걸 당국의 변덕으로 읽지 않아요. 열 때 계산하지 못한 무언가가 그 두 달 사이에 드러났다고 보는 쪽이 맞아요.
순매수의 92%는 개인이었어요
이 기간에 집계된 수치는 이렇게 나왔어요.
개인 투자자들은 상품 출시 이후 6월 22일까지 이 상품을 8조 9,000억 원어치 순매수했어요. 전체 순매수 규모의 92%예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조 6,000억 원, 매매회전율은 105.3%였고요. 회전율 100%는 그 상품에 들어 있는 물량이 하루에 한 번씩 통째로 주인이 바뀐다는 뜻이에요.
7월 수치는 이랬어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현물 거래대금이 하루 평균 20조 원으로, 코스피 전체 35조 원의 58%를 차지했어요. 여기에 두 종목 기반 레버리지 ETF 16개의 12조 3,000억 원을 더하면,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의 93%에 육박하는 돈이 종목 두 개 주변에서만 돌았다는 계산이 나와요.
가장 눈에 띄는 건 SK하이닉스 인버스2X 상품이에요. 딱 하나뿐인 이 상품이 관련 거래의 39%를 차지했어요. 7월 평균 순자산은 1,880억 원인데 하루 평균 3조 2,000억 원이 거래됐으니, 회전율이 17배예요. 자산 규모의 열일곱 배가 하루에 손바뀜했다는 뜻이죠.
이렇게 빚을 낸 단기 거래가 늘면서 강제 청산도 함께 늘었어요.
반대매매4 규모가 6월에 하루 평균 527억 원이었어요. 지난해 연간 하루 평균이 71억 원이었으니 7.4배죠. 빚을 내서 투자한 규모 자체도 6월 24일 38조 6,328억 원으로 사상 최고를 찍었고요. 7월 한 달 반대매매 총액은 9,927억 원이었고, 그중 2,258억 원이 7월 30일과 31일 이틀에 몰렸어요. 한 달 치의 23%가 이틀에 터진 거예요.
증시로 들어올 대기자금도 빠르게 줄었어요. 투자자예탁금은 6월 4일 139조 6,948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7월 31일 104조 1,354억 원까지 줄었어요. 두 달이 안 되는 사이 35조 원이 빠져나갔죠. 개인 순매수도 6월 56조 5,331억 원에서 7월 14조 1,661억 원으로 75% 가까이 줄었고요.
손실 추정치도 나왔어요. 씨티증권은 7월 29일 보고서에서 국내 개인 투자자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로 약 387억 달러, 원화로 56조 원 안팎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했어요. 다만 이건 실현 손실이 아니라 고점 대비 평가손 기준의 추정치라, 확정된 숫자로 읽으시면 안 돼요.
규제 없이 신용거래가 쌓인 일본
개인이 빚을 내서 반도체에 몰리는 흐름은 한국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에요. 일본의 신용거래 상황과 비교해 볼게요.
일본의 신용 매수 잔고는 7월 24일 기준 6조 4,769억 엔이에요. 매도 잔고 7,252억 엔을 빼면 순 잔고가 5조 7,000억 엔대고요. 골드만삭스 집계로는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에요. 다만 일본 거래소 통계는 1994년 12월부터 집계되기 때문에, 일본 현지에서는 보통 “통계 시작 이후 최고”로 표현해요. 어느 쪽이든 30년 넘게 보지 못한 수치라는 뜻이죠.
주목할 건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예요. 키오시아, 무라타제작소, 이비덴처럼 반도체와 전자 부품에 몰렸어요. 개인 투자자 비중은 일본 전체 주식 거래대금의 25%로 12년 만에 가장 높고요. 2025 회계연도 신용거래 대금은 618조 엔으로 1년 만에 39% 늘었어요.
두 시장 모두 AI 반도체라는 같은 테마에 개인이 빌린 돈으로 투자했어요. 다른 점은 한국은 제도가 개입해 그 흐름을 강제로 끊었고, 일본은 아직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에요.
배경 조건도 닮아 있어요. 일본은 외국인이 4월 말까지 5조 6,900억 엔을 순매수하며 직전 2년 합계를 이미 넘어섰고, 정부는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2027 회계연도까지 3조 엔이 넘는 지원을 예고한 상태예요. 오르는 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개인이 빚을 내서 따라붙는 구조죠. 한국이 올해 상반기에 지나온 경로와 순서가 거의 같아요.
한국 쪽 결과를 보면요. 코스피 신용융자는 6월 정점 대비 20% 줄어 24조 원 수준이고, 코스닥은 45% 줄어 6조 원으로 6년 만의 최저치예요. 지수 낙폭은 코스피가 더 컸지만, 신용융자 잔액 감소율은 코스닥이 두 배 이상 컸어요.
반대매매는 지수 하락폭보다 증권사가 담보로 잡은 개별 주식의 담보 가치에 따라 발생해요. 유동성이 얕고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는 담보 가치가 먼저 깎이고 먼저 처분돼요. 그래서 같은 하락장에서도 시장 규모보다 담보로 잡힌 주식의 질이 처분 순서를 정해요.
일본은 아직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어요. 버블 정점의 약 10조 엔과 비교하면 60% 수준이라 당시 과열에는 못 미치지만, 신용 잔고가 늘어나는 단계라는 점은 분명해요.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청산될 물량이 그만큼 남아 있다는 뜻이고요. 한국은 그 청산 과정을 이미 지나는 중이에요. 위험이 없어진 게 아니라, 같은 과정을 먼저 겪고 있는 셈이에요.
오스왈드의 시선
저는 이 두 달을 규제 실패나 성공의 이야기로 읽지 않아요. 유통 채널 설계 문제로 봐요.
GTM 전략을 수립하면서 가장 자주 마주친 실패 패턴이 하나 있어요. 진입 장벽을 낮춰 채널을 열었더니, 원하던 세그먼트가 아니라 가장 가볍게 움직이는 세그먼트가 먼저 들어와 제품의 성격을 정해버리는 경우예요. 초기 지표는 화려해요. 가입도, 거래량도, 성장률도 다 좋죠. 그런데 그 수요는 붙어 있지 않아요. 조건이 조금만 나빠지면 들어온 속도 그대로 빠져나가고, 그 과정에서 남은 사용자들의 경험까지 망가뜨려요.
5월 27일 조치는 전형적인 유통 전략이었어요. 해외로 새는 수요를 국내로 되돌리자는 거였죠. 수요의 총량은 정확히 봤어요. 놓친 건 성격이에요. 회전율 105%와 인버스 상품의 17배는 자산을 배분하려는 수요가 아니에요. 하루 안에 방향을 걸고 빠지려는 수요죠. 그런 수요는 상품을 보유하지 않고 사자마자 되팔아요. 그렇게 단기 매매 물량이 커지면 기초자산 주가까지 흔들려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변동성이 커진 게 그 결과였고요.
물론 5월 조치가 없었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거라는 얘기는 아니에요. 해외 레버리지 상품으로 가는 길은 원래 열려 있었으니까요. 다만 국내 상장은 접근 비용을 크게 낮췄고, 낮아진 비용은 수요의 양뿐 아니라 성격까지 바꿔요. 그 차이가 50일 만의 2.7배였다고 생각해요.
제품이든 제도든, 수요가 갑자기 늘어난 순간에 확인할 건 하나예요. 지금 늘어난 게 우리가 원하던 수요인지, 아니면 장벽이 낮아져서 들어온 수요인지예요.
마치며
5월 27일에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상장이 허용됐고, 7월 31일에 같은 명분으로 규제가 강화됐어요. 그 사이 16개 상품의 시가총액은 2.7배가 됐죠. 순매수의 92%는 개인이었고, 7월 반대매매는 9,927억 원, 투자자예탁금은 두 달이 안 되는 사이 35조 원 줄었어요. 지금 변동성이 내려온 건 시장이 진정돼서가 아니라 규제로 레버리지 거래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지수보다 두 가지를 보시면 좋겠어요. 신용융자 잔액이 다시 늘어나는지, 그리고 반도체 이익 추정치가 어느 방향으로 수정되는지요.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5 5.1배는 사상 최저 수준이지만, 그 분모에는 올해 이익이 크게 늘어난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요. 추정치가 한 번만 내려가면 5배로 보이던 게 8배로 보이게 되는 구조예요.
반증 조건도 적어둘게요. 신용융자가 늘지 않는데도 거래대금이 회복된다면 빚 없이 돌아온 수요라는 뜻이고, 그때는 제가 틀린 거예요.
혹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시면서, 진입 문턱을 낮췄더니 기대하지 않았던 사용자층이 먼저 몰려온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때 그 신호를 언제 알아채셨는지 댓글로 들려주세요. 사례가 모이면 ‘장벽을 낮춘 뒤에 벌어지는 일’을 다음 호에서 따로 다뤄볼게요.
이 글은 특정 종목이나 상품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니에요. 인용한 손실 규모는 증권사 추정치이고, 목표지수와 이익 전망은 특정 시점의 기관 전망이라는 점을 함께 봐주시면 좋겠어요.
💬 문턱을 낮췄더니 예상 밖의 사용자가 먼저 들어온 경험, 그 신호를 언제 알아채셨나요? 댓글로 들려주세요. 📨 제품이나 채널 설계를 고민하는 동료가 있다면 이 글을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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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더 읽기
핵심 출처
-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합동,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ETF·ETN) 보완방안”, 2026.7.16. 링크 ··· 기본예탁금 3,000만 원 상향, 대용증권 제외, 신규 상장 중단의 원문이에요. 50일 만에 시총이 2.7배가 된 배경 설명도 여기 담겨 있어요.
- 파이낸셜뉴스, “레버리지 규제 첫날, 거래대금 3조원대로 뚝”, 2026.7.31. 링크 ··· 시행 첫날의 가격과 거래대금이 정반대로 움직인 장면이에요. 오늘 글의 출발점이고요.
- 한국일보, “개미, 한 달간 단일종목 레버리지 8.9조 매수… 반대매매도 하루 572억”, 2026.7.7. 링크 ··· 개인 순매수 92%, 회전율 105.3%의 출처예요.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가 여기 있어요.
- 스마트경제, “개미들, 7월에만 14조 샀지만 레버리지 장세에 국장 신뢰 흔들”, 2026.8.4. 링크 ··· 7월 반대매매 9,927억 원과 일자별 분포, 예탁금 추이의 출처예요.
- Goldman Sachs Global Investment Research, “Korea: Positive strategic view intact despite sharp drawdown”, 2026.8.4. 링크 ··· 한국과 일본의 신용잔고를 나란히 놓은 차트가 실린 보고서예요. 선행 PER 5.1배와 목표지수 12,000의 근거도 여기예요.
- 파이낸셜뉴스, “씨티 한국 개인, 레버리지 투자로 56조 손실 추정”, 2026.7.29. 링크 ··· 387억 달러 추정의 원문이에요. 추정 방식과 기준 시점을 꼭 함께 보시길 권해요.
배경 지식
- Japan Exchange Group, “Outstanding Margin Trading” 통계 페이지. 링크 ··· 일본 신용잔고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1차 자료예요. 매수 잔고와 매도 잔고를 나눠서 보시면 순 잔고 계산이 쉬워져요.
-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 포털. 링크 ··· 신용거래융자 잔액과 반대매매 일별 수치를 직접 추적할 수 있어요. 이 글의 반증 조건을 확인하실 때 쓰시면 좋아요.
함께 읽으면 좋은 지난 호
- 브레이크를 밟았을 땐 이미 벽이었어요 ··· 신호가 도착했을 때 이미 늦어 있는 시스템의 구조를 다뤘어요. 반대매매도 정확히 같은 형태의 지연 시스템이에요.
- 엔론을 잡던 그물이 텅 비었어요 ··· 시장 감시와 규제 설계가 어디서 헐거워지는지를 다룬 글이에요. 오늘 글과 나란히 보시면 좋아요.
📝 용어 설명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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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지수가 아니라 특정 종목 하나의 하루 등락률을 두 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이에요. 목표 배율을 맞추려고 매일 기계적으로 사고파는 리밸런싱이 들어가는데, 규모가 커지면 그 매매가 기초자산 주가까지 흔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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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예탁금: 위험이 큰 상품을 사려면 계좌에 미리 넣어둬야 하는 최소 금액이에요. 이걸 올리면 상품 자체를 금지하지 않으면서도 참여자 수를 줄이는 효과가 나요. ↩
-
매매회전율: 일정 기간 거래된 금액을 그 상품의 자산 규모로 나눈 값이에요. 100%면 하루에 물량이 한 번 통째로 손바뀜했다는 뜻이라, 보유가 아니라 단기 매매가 주력이라는 신호로 읽혀요. ↩
-
반대매매: 빌린 돈이나 외상으로 산 주식의 대금을 제때 갚지 못할 때, 증권사가 담보로 잡은 주식을 투자자 동의 없이 강제로 파는 걸 말해요. 가격이 빠질 때 매도가 더 나오게 만드는 구조라 하락을 증폭시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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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현재 주가를 앞으로 1년치 예상 이익으로 나눈 값이에요. 분모가 확정 실적이 아니라 전망치라, 전망이 바뀌면 주가가 그대로여도 배수가 달라져요. ↩

여러분의 생각이 다음 호를 만듭니다
이번 호에서 가장 공감했거나, 다른 경험을 한 지점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