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호

AI 학습 저작권료 권당 656달러, 다음은 사용량 정산

제 책의 AI 학습 사용료는 권당 300~656달러였어요. 애플·마이크로소프트·퍼플렉시티가 사용량 기반 지급으로 옮겨가는 흐름과, 스포티파이·영국 공공대출권이 남긴 결과를 정리했어요.

비즈니스AI 학습 저작권료 권당 656달러, 다음은 사용량 정산

제 책의 AI 학습 사용료는 권당 300~656달러였어요

얼마 전 제 앞으로 조금 이상한 입금이 하나 들어왔어요. 제가 쓴 책의 AI 학습용 저작권 사용료였고, 권당 300~656달러였어요. 지금 환율로 최대 90만 원 남짓이에요. 출판사가 중개했고, 멘탯(Mentat)이라는 미국 업체를 거쳐 팔렸어요.

숫자를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은 “싸다”도 “비싸다”도 아니었어요. 이게 대체 무엇의 값인지 모르겠다는 쪽에 가까웠어요.

그러다 지난 8월 12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봤어요. 애플이 시리를 손보려고 언론사들과 협상 중인데, 조건이 낯설어요. 정액이 아니라 콘텐츠가 실제로 쓰일 때마다 지불하겠다는 거예요.

지금 벌어지는 변화는 창작물 값이 오르거나 내리는 문제가 아니에요. 값을 매기는 기준이 책이 학습 데이터에 들어갔다는 사실에서 그 책이 실제로 몇 번 참조됐는지로 옮겨가는 중이에요. 같은 전환을 먼저 겪은 산업이 음악이고, 그 결과도 이미 나와 있어요.


지금까지는 책 한 권 단위로 값이 매겨졌어요

656달러가 어디쯤인지 보려면 지난 2년간 공개된 가격표를 늘어놓아 볼 필요가 있어요.

가장 자주 인용되는 기준선은 하퍼콜린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계약이에요. 2024년 11월에 공개됐고, 조건이 꽤 구체적이에요. 책 한 권당 5,000달러, 저자와 출판사가 50대 50으로 나누니 저자 몫은 2,500달러예요. 기간은 3년이고, 모델 출력이 원문을 200단어 연속 또는 책 전체의 5% 넘게 재현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걸었어요. 저자가 동의해야만 포함되는 옵트인 방식이었고요.

언론 쪽 숫자는 자릿수가 달라요. 2024년 5월 뉴스코퍼레이션이 오픈AI와 맺은 계약은 5년간 최대 2억 5,000만 달러 규모로 보도됐어요. 회사 대 회사의 정액 계약이에요.

세 번째 기준선은 계약이 아니라 배상이에요. 앤스로픽이 저자들과 맺은 15억 달러 합의는 2026년 7월 21일 최종 승인을 받았는데, 약 50만 건의 작품에 대해 작품당 약 3,000달러 수준이었어요. 정상 거래 가격이 아니라 무단 이용에 매겨진 값이라는 점이 중요해요.

656이 셋과 나란히 놓으면 제 656달러의 위치가 보여요. 저자 몫끼리 비교하면 하퍼콜린스 사례의 4분의 1 남짓이고, 앤스로픽 합의 단가의 5분의 1 정도예요.

여기서 곧바로 “한국 저자는 헐값에 팔렸다”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 드실 텐데, 저는 그렇게 읽으면 오히려 중요한 걸 놓친다고 봐요. 언어, 장르, 분량, 기간, 독점 여부가 전부 달라서 단순 비교가 어렵거든요. 하퍼콜린스 건은 영어 논픽션에 3년 한정이었고, 제 경우는 조건이 다른 거죠.

제가 주목하는 건 금액보다 셋 다 같은 방식으로 값을 매긴다는 점이에요. 권당 얼마, 작품당 얼마. 즉 그 책이 학습 데이터셋에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 금액이 정해져요. 나중에 그 책이 얼마나 인용되든, 한 번도 참조되지 않든 금액은 같아요.

이 방식은 창작자에게 꽤 유리해요. 받을 돈을 미리 예측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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