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왕의 배당금은 신주 납입금에서 나왔어요
1848년 철도 회사는 갱신비를 자본계정에 적어 배당을 만들었어요. 지금 AI 데이터센터의 내용연수 가정, SPV 부채, 순환 거래와 비교해요
비즈니스1848년, 철도 회계를 파고든 아서 스미스
1848년 런던, 아서 스미스(Arthur Smith)라는 사람이 얇은 책 한 권을 냈어요. 제목은 『The Bubble of the Age』, 부제는 「철도 투자, 철도 회계, 그리고 철도 배당의 허구」. 유명한 경제학자도 정치인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남의 회사 장부를 끝까지 파고든 사람이었어요.
이 책을 요즘 사람들이 소개할 때 대부분 “1848년에 나온 철도 거품 경고서”라고 부르는데요. 저는 그게 이 책을 가장 크게 오해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스미스는 철도 기술을 단 한 번도 부정하지 않아요. 열차는 실제로 달리고 있었고, 운임 수입도 진짜였습니다. 그가 물고 늘어진 건 딱 하나예요. 비용을 어느 계정에 적었는가.
이 책은 거품 경고서가 아니라 회계 고발장이에요. 지금 AI 인프라 투자를 둘러싼 논쟁도 178년 전과 같은 지점, 즉 비용을 어느 계정에 적을 것인가를 다루고 있어요.
🔍 1848년, 어느 회계사의 고발
스미스가 런던-노스웨스턴 철도(LNWR)의 장부를 뜯어봤어요. 이 회사의 본선은 이미 몇 년 전에 개통을 끝낸 상태였습니다. 리버풀-맨체스터 구간이 1830년, 맨체스터-버밍엄 구간이 1842년.
그런데 이상한 게 있었어요. 다 지어놓은 노선에 매년 100만 파운드에 가까운 돈이 계속 자본계정1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최근 2년만 1,983,472파운드. 그중 489,589파운드는 회사가 스스로 보고서에 “극심한 침체와 유례없는 난국의 반년”이라고 적어놓은 바로 그 반기에 쓰였고요.
이게 무슨 뜻일까요. 스미스는 이렇게 씁니다.
“Railways can only be worked by a constant addition to the capital account, greater than the dividends declared.” (철도는 선언된 배당보다 더 큰 금액을 자본계정에 계속 더해 넣어야만 굴러갈 수 있다.)
즉, 마모되고 낡아서 갈아 끼워야 하는 비용을 손익계정이 아니라 자본계정에 밀어넣고 있었던 거예요. 그러면 손익계산서상으로는 이익이 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이익으로 배당을 선언하고, 배당이 나오니 주가가 오르고, 주가가 오르니 신주를 발행할 수 있고, 그 신주 납입금으로 다시 다음 배당을 지급합니다.
스미스가 이 구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요.
“As soon as calls cease to be paid and loans to be made, from that period also cease the payment of dividends.” (추가 납입금2이 들어오지 않고 차입이 멈추는 순간, 배당도 함께 멈춘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제가 가장 오래 붙들고 있었던 문장.
“What information, the single fact, that no Company has closed its capital account, should convey to the cautious.” (어떤 철도 회사도 자본계정을 닫은 적이 없다는 이 단 하나의 사실이, 신중한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말해주는가.)
한 번 짓고 끝나는 자산이 아니라, 새 자본을 계속 넣어야 유지되는 자산이라는 얘기예요. 그런데 회사들은 이걸 “일회성 건설비”인 척 회계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스미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아요. 이사들끼리의 거래도 파헤칩니다. 헐앤셀비(Hull & Selby) 철도는 주식 시가총액이 25만 파운드가 채 안 됐는데, 노스미들랜드 이사회가 이걸 200만 파운드에 매입 보증해줍니다. 그레이트 노스 오브 잉글랜드는 시가 438,900파운드짜리 회사를 400만 파운드에 사주기로 약정하고요. 스미스의 표현이 정확해요.
“Directors in one Company have purchased, guaranteed, and leased their own property in another.” (한 회사의 이사들이, 다른 회사에 있는 자기 자산을 사주고 보증해주고 임차해줬다.)
이 책이 반복해서 이름을 부르는 사람이 있어요. 조지 허드슨(George Hudson), 당시 “철도왕”으로 불리던 인물입니다. 스미스가 1848년에 그를 지목했고, 허드슨은 이듬해인 1849년에 자본금으로 배당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몰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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