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호

미드저니는 왜 별자리 앱을 샀을까

미드저니의 제품 확장과 코스타 인수를 사용자 경험 설계 관점에서 읽어요

비즈니스미드저니는 왜 별자리 앱을 샀을까

7월 23일에 미드저니 창업자 데이비드 홀츠가 회사 블로그에 짧은 글을 하나 올렸어요. 읽는 데 1분이 안 걸리는 분량이었어요.

내용은 이랬어요. 앞으로 6개월 안에 비슷한 규모의 야심 찬 프로젝트를 여섯 개쯤 더 발표할 거다, 솔직히 신나기도 하고 겁도 난다, 확실한 건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뿐이다. 그래서 창사 이래 첫 인수를 발표한다고 했어요.

인수 대상은 코스타(Co–Star)였어요. 별자리 운세 앱이요.

AI 이미지 생성 회사가 점성술 앱을 샀다는 소식은 그 자체로 농담처럼 읽혀요. 실제로 해외 매체 상당수가 “뜬금없다”는 톤으로 다뤘고요. 하지만 미드저니가 사들인 건 점성술 콘텐츠가 아니라, 맞았는지 확인할 수 없는 결과물을 사용자가 자기 삶에 적용하도록 만들어온 제품·디자인 조직이에요. 그리고 이 회사가 올해 인수한 회사와 새로 맺은 계약을 나란히 놓으면, 왜 하필 그 조직이 필요했는지가 보여요.


앱 없이 디스코드에서만 연 환산 5억 달러(추정)를 번 회사가 초음파 스캐너를 공개했어요

미드저니는 2022년 7월에 디스코드 봇으로 출시됐어요. 앱스토어에도 없었고, 온보딩을 다듬은 자체 웹사이트도 없었어요. 쓰려면 남의 채팅 서버에 들어가서 낯선 사람들이 보는 채널에 명령어를 치고, 결과 이미지가 모두에게 공개되는 걸 감수해야 했어요.

이 선택은 예상과 다른 결과로 이어졌어요. 무료 티어 없이 전원 유료인데도 디스코드 서버는 2,100만 명이 넘어 플랫폼 최대 규모가 됐고, 매출은 2022년 5,000만 달러에서 2023년 2억, 2024년 3억을 거쳐 2026년 연 환산 5억 달러(약 7,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돼요. 외부 투자는 한 푼도 안 받았고 출시 6개월 만에 흑자였어요.

이 회사는 기본 정보도 거의 공개하지 않아요. 직원 수 추정치가 매체마다 11명, 40명, 60명, 100명, 163명으로 제각각이에요. 포브스가 2026년 4월에 갱신한 기업 프로필은 60명이라고 적었어요. 매출도 직원 수도 회사가 확인해주지 않으니 전부 추정이에요. 오늘 나오는 숫자들은 이 전제를 깔고 봐주세요.

2024년에 웹 인터페이스를 열긴 했지만, 2026년 현재까지 미드저니에는 아이폰 앱도 안드로이드 앱도 없어요. 4년 넘게 자체 앱 없이 디스코드에 얹혀서 5억 달러를 번 회사예요.

그런데 6월 17일, 홀츠는 샌프란시스코 행사에서 전신 초음파 스캐너를 공개했어요. 미드저니 메디컬이라는 새 조직도 함께요. 그 자리에서 하드웨어 4개, 소프트웨어 4개, 총 8개 제품을 예고했고, 스캐너 10대를 들여놓을 2만 5,000제곱피트짜리 스파를 유니언스퀘어에 2027년 말까지 열겠다고 했어요.

앱 하나 만들어본 적 없는 회사가, 소비자 하드웨어와 오프라인 공간을 포함한 여덟 개 제품을 동시에 하겠다고 선언한 거예요.

디스코드는 미드저니에게 단순한 배포 경로에 그치지 않았어요. 온보딩도, 결제 흐름도, 사용자끼리 결과물을 보며 배우는 학습 곡선도 전부 디스코드가 이미 갖춘 구조에 얹혀 있었어요. 다른 회사 플랫폼에 얹혀 있으면 그만큼 의존해야 하는 비용을 치르는데, 동시에 인터페이스를 직접 만들어본 경험이 쌓이지 않아요. 4년 동안 미드저니는 사용자가 처음 마주하는 화면을 설계해본 적이 없었던 셈이에요.

한 달 뒤 코스타 인수가 발표됐어요. 미드저니 공식 계정은 창업자 바누 굴레르를 최고디자인책임자(CDO)로 선임하고 “전사 크로스펑셔널 디자인·제품·프론트엔드 조직”을 맡긴다고 했어요. 홀츠의 블로그는 여기까지는 안 적고 “제품과 디자인을 아우르는 조직 구축”이라고만 했으니, 직책 정보의 출처는 회사 계정 쪽이에요.

저는 이 인사에서 두 가지가 눈에 띄었어요. 최고제품책임자가 아니라 디자인 책임자라는 것, 그리고 담당 범위에 프론트엔드가 들어갔다는 것. 제품 전략 총괄이라기보다 화면과 문장처럼 사용자가 직접 보고 쓰는 부분 전체를 맡긴 배치예요.


코스타가 실제로 팔던 것

코스타는 2017년 뉴욕에서 시작됐어요. 굴레르는 파키스탄인 아버지와 튀르키예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17세에 뉴욕으로 갔고, NYU에서 심리학을 공부했어요. 자전거 메신저로 일하면서 그래픽 디자인을 독학했고, 다이앤 폰 퍼스텐버그와 마이클 코어스, VFILES에서 디자인과 제품을 이끌다가 코스타를 창업했어요. 지금까지 조달한 투자금은 약 2,090만 달러예요.

코스타 앱은 세 개 층으로 되어 있어요.

  •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천체력1 데이터로 실시간 별 위치를 계산하는 층
  • 사람 점성가가 쓴 텍스트 층
  • 그걸 개인별로 조합해 문장을 만드는 자연어 AI 층

첫 번째 층은 검증 가능해요. 천체 위치는 실측이고 계산은 누구나 확인할 수 있어요. 검증이 불가능한 건 두 번째와 세 번째 층이에요. 그런데 사용자가 실제로 소비하는 건 첫 번째 층이 아니라 그 위에 얹힌 해석이에요.

코스타를 유명하게 만든 것도 그 해석이었어요. “전 애인한테 문자 그만 보내세요” 같은 무뚝뚝한 푸시 알림이 스크린샷으로 캡처돼 앱 바깥으로 퍼져나갔거든요. 광고비를 쓰지 않고 알림 문장 자체가 앱을 알리는 통로가 된 사례예요.

사용 규모를 보면, 센서타워 추정 월간 활성 사용자2는 약 430만 명이고, 2021년 시점에 이미 다운로드 2,000만 건, 미국 18~25세 여성의 4분의 1이 받았다고 회사가 밝혔어요. 인수 발표 때 굴레르는 미국 젊은층의 35%에 도달했다고 썼는데, 이건 독립 검증이 없는 회사 측 주장이에요.

굴레르가 회사 팀 소개 페이지에 써둔 문장이 있어요. 코스타는 또 하나의 운세 앱이 아니라 완전히 이해받는다는 그 비합리적인 느낌에 관한 것이라고요. 저는 이 한 줄이 인수의 이유를 거의 다 설명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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