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호

보도자료의 성장률을 확인하는 법, AI 검증 서비스의 한계

성장률을 이해하려면 기준이 된 수치와 측정 방법이 필요해요. AI로 보도를 검증하는 Objection은 이 문제를 어디까지 해결할 수 있을까요?

비즈니스보도자료의 성장률을 확인하는 법, AI 검증 서비스의 한계

“500% 성장”했다면, 얼마에서 얼마로 늘었을까

기업 보도자료에서 “전년 대비 500% 성장”이라는 문구를 보면, 저는 먼저 작년 수치가 얼마였는지 찾아봐요. 기준이 된 수치와 측정 방법을 알아야 성장의 크기를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자료에 성장률만 있고 이 설명이 빠져 있는 경우가 있어요. 외부에서 확인할 자료까지 부족하면 발표를 그대로 믿어도 되는지 판단하기 어려워져요.

해외에서도 투자자에게 사용자 수나 매출을 잘못 알린 사례가 있었어요. 미국 SEC는 소셜미디어 스타트업 IRL이 사용자를 모은 방법을 속였다며 창업자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중국의 Luckin Coffee가 3억 달러 이상의 가공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어요. 다만 이런 사건에서 의혹을 처음 제기한 사람과 최종적으로 제재한 기관은 구분해서 봐야 해요.

이런 검증 문제를 생각하던 중 Objection이라는 회사를 알게 됐어요. Peter Thiel과 Balaji Srinivasan 등이 투자한 이 회사는 기사나 팟캐스트 등 공개된 콘텐츠의 사실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는 서비스를 내놨어요. 주장 한 건당 가격은 2,000달러예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자와 매체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Honor Index1도 운영한다고 해요.

기업이 발표한 수치도 이런 도구로 확인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다만 Objection이 내세운 주된 대상은 기업의 PR·IR 자료가 아니라 언론 보도예요. 저는 여기서 가격과 검증 방식이 궁금해졌어요. 사실을 확인하려는 사람뿐 아니라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압박하려는 사람도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보도자료의 수치에서 확인할 것

제가 GTM 전략 컨설팅을 하면서 자주 마주친 문제가 있어요. PR·IR 자료에 성과 지표를 실으면서 측정 기준을 적지 않는 거예요. 저는 이런 방식으로 홍보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봐요. 나중에 실제 재무 자료나 사용자 지표와 비교했을 때 설명하지 못하면 회사의 신뢰를 해치기 때문이에요.

자료를 읽을 때 특히 다음 세 가지를 확인해요.

  • 성장률의 기준 수치: 사용자 한 명이 두 명으로 늘어도 100% 성장이에요. 증가율과 함께 이전·현재 수치를 봐야 해요.
  • GMV의 정의: 총거래액2에 취소·환불·내부거래를 어떻게 반영했는지 확인해야 해요. 회사마다 집계 기준이 다르면 숫자만으로 비교하기 어려워요.
  • 사용자 수의 측정 기간과 유입 방법: 광고나 단발성 행사로 사용자가 늘었다면, 그 뒤에도 이용이 이어지는지 봐야 해요. 누적 가입자와 월간 활성 사용자도 구분해야 하고요.

새 서비스 출시나 해외 진출 발표가 나왔다고 해서 이전 성과를 확인할 필요가 없어지는 건 아니에요. 저는 새 발표를 볼 때도 앞서 공개한 수치와 기준이 같은지 확인하려고 해요. 다만 새 소식의 발표 시점만으로 회사가 감사 결과를 감추려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IRL 사례에서는 사용자가 늘어난 방법이 문제가 됐어요. SEC가 2024년 7월 제기한 민사소송에 따르면, 창업자는 사용자가 약 1,200만 명이며 대부분 자연스럽게 유입됐다고 설명하면서 약 1억 7,000만 달러를 투자받았어요. 하지만 SEC는 회사가 다운로드를 유도하는 광고와 보상에 수백만 달러를 썼고, 그 비용 일부를 제3자를 통해 감췄다고 주장했어요. 투자자는 사용자 수뿐 아니라 그 수를 만든 비용과 방법도 알아야 했던 거예요.

Luckin Coffee 사건에서 SEC가 지적한 가공 매출은 2019년 4월부터 2020년 1월까지 3억 달러 이상이었어요. 회사도 SEC의 제재 발표에 앞서 2020년 4월 매출 조작을 공개했어요. 이런 사례를 보면 검증 수단이 아예 없었다고 말하기보다는, 투자와 거래가 이뤄질 때 필요한 정보를 얼마나 일찍 확인할 수 있느냐를 물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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