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은 40%로 올랐는데 예약금 받는 식당은 14%예요
위약금 상한은 올라갔지만, 그 기준이 닿는 가게와 닿지 않는 피해는 따로 있어요
비즈니스노쇼 위약금 상한이 10%에서 40%로 올라갔어요
2025년 12월 1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분쟁해결기준1을 개정해 시행했어요. 음식점 예약부도 위약금 상한이 총 이용금액의 10% 이하에서, 일반 음식점은 20% 이하, 오마카세·파인다이닝처럼 예약에 맞춰 재료를 준비하는 ‘예약 기반 음식점’과 사전 고지된 단체·대량 주문은 40% 이하로 바뀌었어요.
숫자만 보면 노쇼 한 건에 물릴 수 있는 금액이 네 배가 된 셈이에요.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나온 정부 실태조사를 함께 보면, 이 기준을 실제로 꺼내 쓸 수 있는 가게가 생각보다 적어요.
위약금을 물리려면 그 전에 예약보증금이 있어야 해요
중소벤처기업부가 한국외식업중앙회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의뢰해 2025년 11월 24일부터 12월 10일까지 외식업장 214곳을 조사한 결과, 65%가 2022년 이후 3년 안에 노쇼 피해를 겪었다고 답했어요. 피해를 겪은 점포 기준으로 3년간 평균 8.6회, 1회당 평균 손실액은 약 44만 3,000원이었어요. 손해배상 청구나 고소까지 간 점포도 35%였고요.
같은 조사에서 예약보증금2을 설정해 둔 점포는 14%였어요. 예약을 받는 방식은 전화가 95%로 압도적이었고, 네이버·카카오 예약은 18%, 음식점 예약 앱은 5%였어요. 전화로 이름과 인원만 받아 적은 예약은 예약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방법부터 없어요.
개정된 기준을 적용받으려면 조건이 붙어요. 사업자가 예약보증금과 위약금 금액, 환급 기준을 문자메시지처럼 알기 쉬운 방법으로 미리 알려야 하고, 지각을 예약부도로 볼 생각이라면 그 기준도 사전에 안내해야 해요. 위약금이 예약보증금보다 적으면 차액은 손님에게 돌려줘야 하고요. 그 절차가 없는 예약에는 물릴 근거 자체가 약해요.
기준의 성격도 짚어둘 필요가 있어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법률이 아니라 공정위 고시예요. 소비자기본법 제16조 제3항은 이 기준이 “분쟁해결방법에 관한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는 경우”에 한해 합의나 권고의 기준이 된다고 정하고 있어요. 손님이 동의한 적 없는 위약금을 자동으로 청구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가 아니라, 분쟁이 붙었을 때 조정 기관이 참고하는 눈금에 가까워요.
같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손님이 아닌 쪽이 있어요
노쇼라는 말이 최근 더 자주 들리는 이유는 예약 부도 하나만은 아니에요. 공공기관이나 군부대, 기업 담당자를 사칭해 대량 주문을 넣고 돈을 가로채는 사기가 같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어요.
박정현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시도경찰청별 자료를 보면, 2025년 1월부터 7월까지 신고된 노쇼 사기는 2,892건, 피해액은 414억 원이었어요. 같은 기간 검거된 사건은 22건으로 0.7%였어요. 경기 577건 79억 원, 경북 284건 38억 원, 서울 281건 33억 원 순이었고, 피해자 대부분이 소상공인이에요.
수법은 예약 부도와 구조가 달라요. 1단계로 피해 업체에 물건이나 단체 회식을 주문하고, 2단계로 “함께 결제할 테니 다른 업체 물건을 대신 사 달라”며 송금을 유도해요. 주문 자체는 미끼고, 노리는 건 대리구매 대금이에요. 2026년 1월 서울동부지검은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군부대 등을 사칭해 소상공인 215명에게 38억 원가량을 가로챈 조직원 23명을 구속기소했어요.
이 유형에는 예약보증금도 위약금 상한도 소용이 없어요. 애초에 나타날 생각이 없는 상대에게 총 이용금액의 40%를 청구한다는 건 성립하지 않는 이야기예요.
이쪽 문제는 계좌에서 갈려요
사기 피해를 줄이는 실질적인 수단은 지급정지3예요. 송금한 돈이 빠져나가기 전에 계좌를 묶어야 회수 가능성이 생겨요. 그런데 노쇼 사기는 그 절차의 바깥에 있어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2호는 전기통신금융사기를 정의하면서 단서로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를 제외하고, 대출을 가장한 행위만 포함한다고 적어두고 있어요. 물품 납품이나 대리구매를 가장한 노쇼 사기는 이 단서에 걸려요. 2026년 9월 8일 시행 중인 현행 조문에도 이 문장은 그대로 있어요.
그래서 피해자가 은행에 신고해도 지급정지가 걸리지 않는 사례가 반복돼요. 소상공인연합회는 2025년 6월 17일 논평에서 사기 계좌 동결조차 어렵다며 입법 보완을 요구했어요. 금융당국은 2026년에 법 적용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경찰 확인을 거쳐 신속히 지급정지가 이뤄지도록 표준업무방법서와 응대 매뉴얼을 정비하는 방향을 추진했어요. 법 조문이 아니라 실무 지침으로 틈을 메우는 접근이에요.
정부 대응의 무게중심도 이 차이를 따라가요. 중기부는 2026년부터 소상공인 불공정거래 피해상담센터의 상담 범위를 노쇼 피해까지 넓혀 변호사 상담을 지원하고, 실태조사를 매년 정기적으로 하겠다고 밝혔어요. 경찰청은 2026년 3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수법 공유와 예방 홍보에 나섰어요. 한쪽은 분쟁 대응을 돕는 일이고, 다른 한쪽은 범죄를 알리는 일이에요.
예약을 받는 사람이 당장 바꿀 수 있는 것
| 상황 | 작동하는 장치 | 작동하지 않는 장치 |
|---|---|---|
| 손님이 예약을 어김 | 사전 고지 + 예약보증금, 분쟁 시 개정 기준 | 고지 없는 사후 청구 |
| 사칭 대량 주문 | 발주처 유선 확인, 대리구매 요청 거절 | 위약금 상한, 예약보증금 |
| 송금한 뒤 인지 | 112 신고와 은행 지급정지 요청 | 현행법상 자동 구제 |
위약금 상한이 올라간 효과를 보려면 예약이 기록으로 남아야 해요. 예약 관리 서비스를 운영하는 캐치테이블은 예약금 제도를 쓰는 매장의 연간 노쇼 비중이 0.1% 수준으로 관리된다고 밝혔는데, 이건 회사 자체 집계라 업계 평균으로 읽기는 어려워요. 다만 방향은 분명해요. 예약을 말이 아니라 결제와 연락처가 붙은 계약으로 바꿔둔 곳에서 위약금 기준이 의미를 갖게 돼요.
대량 주문 쪽은 규칙이 단순해요. 발주처 대표번호로 직접 확인하고, 다른 업체 물건을 대신 사 달라는 요청은 그 자체로 신호로 봐야 해요. 군인 사칭이 의심되면 국방헬프콜 1303에서 진위 확인을 받을 수 있어요.
오스왈드의 시선
이번 개정을 두고 “노쇼 대책이 세졌다”고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는 어려워요. 올라간 건 분쟁이 생겼을 때 참고하는 눈금이고, 그 눈금이 닿으려면 예약 시점에 고지와 보증금이라는 절차가 이미 있어야 해요. 그 절차를 갖춘 곳은 조사 대상의 14%였어요. 규범을 올리는 일과 규범이 작동할 기록을 만드는 일은 다른 작업이고, 지금 비어 있는 쪽은 뒤쪽이에요.
더 눈에 띄는 건 한 단어가 서로 다른 두 제도를 동시에 가리키고 있다는 점이에요. 예약 부도는 민사 분쟁의 영역이고 공정위 고시가 다뤄요. 사칭 대량 주문은 형사와 금융의 영역이고 지급정지 규정이 다뤄요. 그런데 뉴스와 검색창에서는 둘 다 노쇼로 불려요. 이름이 같으면 대책의 성과도 섞여 보여요. 위약금 상한을 올린 조치를 사기 피해 대책으로 읽는 순간, 정작 막혀 있는 지급정지 단서 조항은 논의에서 밀려나요.
용어를 나누는 일이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어떤 문제를 어느 부처의 어느 수단으로 다룰지가 이름에서 갈려요. 지금 필요한 건 위약금을 더 올리는 일보다 두 문제를 따로 세는 일에 가까워 보여요.
마치며
이 글이 다룬 건 제도와 통계의 범위예요. 실제로 노쇼가 늘었는지 줄었는지를 말해주는 전국 단위 시계열은 아직 없어요. 중기부가 실태조사를 매년 하겠다고 한 만큼, 내년 조사에서 비교 가능한 첫 기준점이 만들어질지가 관전 포인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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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더 읽기
핵심 출처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음식점 ‘노쇼’ 위약금 최대 40%까지…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 시행”, 2025년 12월 18일. ··· 개정 기준의 적용 조건과 예식장·숙박 분야 변경까지 원문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 이투데이, “중기부, 소상공인 노쇼 피해 지원 강화”, 2026년 1월 1일. ··· 실태조사 수치가 항목별로 정리돼 있어요
- 서울경제, “올해만 414억 피해, 검거율은 0.7%”, 2025년 9월. ··· 경찰청 제출 자료의 지역별 건수와 피해액이 실려 있어요
- 국가법령정보센터,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2조”, 2026년 9월 8일 시행. ··· 재화·용역 제공을 가장한 행위를 제외하는 단서를 직접 읽을 수 있어요
배경 지식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성격”. ··· 이 기준이 합의·권고 기준인 이유를 한 문단으로 설명해요
- 법률신문, “보이스피싱 근절 대책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시행령 개정 동향”, 2026년 4월. ··· 지급정지 실무가 어디서 막히는지 금융회사 관점에서 정리돼 있어요
- 쿠키뉴스, “소상공인協 “노쇼 사기, 범정부 차원 근절 대책 필요"", 2025년 6월 17일. ··· 단서 조항 문제를 당사자 단체가 제기한 시점을 확인할 수 있어요
- 아시아투데이, “반복되는 외식업 노쇼 문제…개선책 모색 속 캐치테이블 사례”, 2026년 2월 3일. ··· 예약금 도입 매장의 운영 방식이 소개돼 있어요
📝 용어 설명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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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분쟁해결기준: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기본법 제16조에 따라 정하는 고시예요. 분쟁 당사자 사이에 별도 합의가 없을 때 조정의 기준이 되며, 그 자체로 강제력을 갖는 법률은 아니에요. ↩
-
예약보증금: 예약을 확정하면서 손님이 미리 맡기는 금액이에요. 예약을 지키면 결제 금액에서 차감하거나 돌려주고, 예약부도가 나면 정해진 위약금만큼 충당해요. ↩
-
지급정지: 사기에 이용된 계좌의 출금을 막는 조치예요.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법이 정한 유형에 해당해야 신청할 수 있고, 이후 채권소멸 절차를 거쳐 피해금을 환급받는 구조로 이어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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