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그만 잡겠다는 팀장은 왜 없을까
GitClear 집계 기준 리팩토링 비중 3.8%, 중복 블록 81% 증가 — 고치는 일에 보상이 없는 구조를 짚어요
AI·테크얼굴 인식 세 번 요구한 은행 앱, 그리고 축하 게시물
지난주에 이런 일들을 겪었다는 어느 개발자의 글을 읽었어요. 은행 앱은 결제 확인 화면까지 얼굴 인식을 세 번 요구했고, 뒤늦게 뜬 슬랙 창이 포커스를 가로채는 바람에 터미널에 치던 명령어가 단체 채팅방으로 전송됐어요. 냉장고 보증 수리 신청은 긴 양식을 다 채운 뒤 마지막에 실패했고요. 차량 인포테인먼트는 업데이트 이후 주행 중에 재부팅을 해요.
그가 덧붙인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몇 달 전 그 차량 운영체제를 새로 디자인한 팀의 PM이 링크드인에 훌륭한 일을 해냈다며 자축하는 글을 올렸대요. 매일 그 제품과 싸우는 사용자는 그 글을 계속 떠올리게 되고요.
개발팀은 기능을 빨리 만들었다고 평가하지만, 사용자는 오류 때문에 불편을 겪어요. AI는 ‘코드를 빨리 못 만드는 문제’를 상당 부분 풀었어요. 그런데 ‘고친 사람에게 아무도 보상하지 않는 문제’는 건드리지 않았어요. 개발 속도가 빨라져도 유지보수가 뒤따르지 않으면, 팀이 평가하는 성과와 사용자가 느끼는 품질의 차이는 커질 수 있어요.
처리량이 늘어난 건 사실이에요
이 결과를 모두 AI 탓으로 돌릴 수는 없어요. 속도는 실제로 빨라졌어요.
구글 DORA 팀이 전 세계 기술 인력 약 5,000명을 조사한 2025년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의 90%가 업무에 AI를 쓰고 있었고 하루 사용 시간 중앙값은 2시간이었어요. 그리고 2024년 조사와 달리, AI 채택도가 높을수록 소프트웨어 전달 처리량과 제품 성과가 함께 올라가는 관계가 관측됐어요. 팀들이 도구를 어디에 어떻게 쓸지 학습해 나가고 있다는 뜻이에요.
같은 방향의 개별 데이터도 있어요. 코드 변경 이력을 분석하는 GitClear가 2026년 1월에 낸 보고서를 보면, AI를 가장 많이 쓰는 개발자 집단은 비사용자보다 4~10배 많은 결과물을 냈어요. 다만 여기엔 정직한 단서가 붙어요. 그 격차의 상당 부분은 AI 이전부터 있던 개인 역량 차이였고, 같은 사람의 과거와 비교하면 속도 향상은 25% 수준이었어요. AI가 잘하는 사람을 만든 게 아니라, 원래 잘하던 사람이 AI를 먼저 집어 들었다는 해석에 가까워요.
문제는 같은 DORA 보고서에 나란히 실린 다른 결과예요. AI 채택도가 높을수록 배포 불안정성1도 함께 올라갔어요. 장애로 인한 계획에 없던 배포가 늘어난다는 의미예요. DORA는 이 조합을 이렇게 정리해요. AI는 증폭기라고요. 잘 굴러가던 조직의 강점도 키우고, 삐걱대던 조직의 결함도 똑같이 키운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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