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8호

문명 시리즈가 35년 동안 3분의 1만 바꾼 이유

시드 마이어와 제작진이 말한 속편의 규칙, 그리고 7편이 그 선을 넘었을 때 생긴 일이에요

비즈니스문명 시리즈가 35년 동안 3분의 1만 바꾼 이유

35주년에 나온 43분짜리 제작기

저는 문명 시리즈를 4편부터 꾸준히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주에 올라온 영상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게임 매체 폴리곤(Polygon)이 10월 22일 유튜브에 올린 43분짜리 다큐멘터리 ‘시드 마이어와 제작진이 말하는 문명의 완전한 역사(The complete history of Civilization, as told by Sid Meier and more)‘예요. 1편이 1991년 9월에 나왔으니 올해가 35주년이고, 폴리곤은 파이락시스 게임즈(Firaxis Games) 스튜디오를 찾아가 1편부터 7편까지 각 편을 만든 사람들을 직접 인터뷰했어요.

영상은 게임의 역사를 순서대로 따라가요. 그런데 제 눈에 남은 건 연표가 아니었어요. 편이 바뀔 때마다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남길지 어떻게 정했는지, 그리고 그 판단을 내릴 때 누구 말을 들었는지였어요. 35년 동안 같은 이름으로 팔린 제품이 드문데, 이 게임은 편마다 설계 책임자가 바뀌었고 그때마다 꽤 큰 걸 뒤집었거든요. 그러면서도 “한 턴만 더”라는 감각은 지켜냈고요. 오늘은 인터뷰에서 그 방법을 설명하는 대목을 골라 정리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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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가 꽉 차면 완성이었어요

시드 마이어는 자신의 첫 갓 게임1으로 1990년작 레일로드 타이쿤을 꼽아요. 작은 씨앗에서 시작해 점점 큰 것으로 키워가는 게임이었죠. 공동 제작자 브루스 셸리와 다음 작품을 궁리하던 자리에서 둘은 뭔가를 날려버리는 게 아니라 쌓아 올리는 게임이 재미있었다는 데 동의했고, 그럼 주제를 인류 역사 전체로 잡으면 어떻겠냐는 말이 나왔어요. 마이어의 기억으로는 “할 수 있을까? 아마 못 하겠지만 해보자”였어요.

처음 만든 버전은 심시티에 가까웠어요. 구역을 정하고, 자라는 걸 지켜보고, 가끔 뭔가를 손보는 방식이었는데 재미가 잡히지 않았어요. 그래서 한동안 접어두고 다른 게임을 만든 뒤에 돌아와 턴제2로 바꿨어요. 마이어는 이 전환이 게임을 살렸다고 말해요. 턴제가 되자 플레이어의 머리가 항상 미래에 가 있게 됐거든요. 불가사의가 완성되면, 도서관이 지어지면, 저 대륙을 다 탐험하면 무슨 일이 생길지 상상하게 된 거예요. 매 판이 달라지고, 자기가 내린 결정이 쌓여 자기만의 이야기가 되니까 소유감이 생겼고요. 끝나고 나면 시작할 때보다 조금 똑똑해진 기분이 든다는 것도 재미의 일부였다고 해요.

이 과정에서 셸리의 역할이 있었어요. 마이어가 퇴근하며 플로피 디스크를 책상에 두고 가면 셸리가 밤새 플레이하고, 다음 날 아침에 뭐가 되고 뭐가 안 되는지 알려줬어요. 마이어는 결함투성이 게임을 기꺼이 붙잡고 놀아줄 사람이 있었다는 걸 가장 값진 자원으로 꼽아요.

기술 이야기도 재미있어요. 당시 IBM PC에는 640KB 메모리 한계가 있었는데, 파이락시스 이전의 마이크로프로즈 팀은 오버레이라는 기법으로 필요 없는 코드를 내보내고 도시 화면이나 기술 화면 코드를 끌어오는 식으로 그 한계를 넘었어요. 화면에 정보를 더 넣으려고 가로 3픽셀, 세로 5픽셀짜리 폰트를 알파벳과 숫자까지 직접 그렸고, 256색 모드에서 색을 순환시켜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보이게 했어요. 언제 작업을 멈추느냐는 질문에 마이어의 답은 “메모리를 다 채우면 끝난 거였어요”예요.

출시는 조용했어요. 마케팅 예산이 거의 없었고, 당시 기준으로도 다른 게임과 너무 달랐으니까요. 몇 달 뒤 공동 창업자 빌 스틸리가 어느 행사장에서 전화를 걸어 사람들이 문명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알려줬고, 그 뒤는 플레이어가 플레이어에게 권하는 입소문이었어요. 마이어는 이 부분을 “설계한 게 아니었다”고 못 박아요.

3분의 1만 바꾼다는 규칙

속편을 어떻게 만드느냐는 질문에 마이어는 3분의 1 규칙을 말해요. 3분의 1은 검증된 것. 전작을 성공시킨 요소라 없으면 플레이어가 실망하는 부분이에요. 3분의 1은 개선할 것.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땐 몰랐고, 이제 경험과 피드백이 생겨서 고칠 수 있는 부분이에요. 나머지 3분의 1이 새것인데, 조건이 붙어요. 기존 시스템 안에서 작동해야 해요.

다큐는 이 규칙이 각 편에서 어떻게 채워졌는지를 보여줘요. 2편은 브라이언 레이놀즈가 만들었어요. 아내가 영국에서 좋은 자리를 얻자 그는 커다란 휴대용 컴퓨터를 들고 건너가 1년 뒤 윈도95 대응, 모딩3, 치트 코드를 얹은 2편을 가져왔어요. 마이어는 그 대부분이 나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고 인정해요. 특히 치트 코드가 그랬는데, 아들이 치트로 탱크 열 대를 꺼내 화면을 밀고 다니며 활짝 웃는 걸 보고 생각을 바꿨어요. 자기 방식대로 놀게 두자는 쪽으로요.

3편에서는 소렌 존슨의 이야기가 중심이에요. 그는 AI 프로그래머로 입사했는데, 사장 제프 브릭스가 “문화가 중요했으면 좋겠다” 정도의 방향만 주면 그걸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바꾸는 일을 맡게 됐어요. 사원을 지으면 문화 점수가 오른다고 해봐야 그 점수가 뭔가를 바꾸지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문화가 쌓이면 국경이 넓어지고, 충분히 높아지면 이웃 문명의 접경 도시가 넘어오게 만들었어요. 칼이 아니라 영향력으로 땅을 얻는 소프트 파워죠. 전략 자원도 같은 논리였어요. 철이 없으면 검사를 못 만든다는 규칙을 넣을 때 팀은 플레이어가 싫어할까 봐 걱정했는데, 존슨은 그 제약이 있어야 “이웃은 철이 있고 나는 없다”는 전쟁의 이유가 생긴다고 봤어요. 새 시스템에는 뭔가가 걸려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5편은 격자를 바꿨어요. 1편 때도 헥스4를 진지하게 논의했지만 플레이어 머리를 너무 흔들지 말자며 사각형으로 갔는데, 5편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준비됐고 제작진을 믿는다고 판단했어요. 한 타일에 유닛 하나만 두는 규칙도 이때 들어갔어요. 전에는 유닛을 한 칸에 무한정 쌓을 수 있어서 팬들이 ‘파멸의 스택’이라 불렀고, 바뀐 뒤에는 유닛이 타일마다 깔린다고 ‘파멸의 카펫’이라 불렀대요.

6편은 5편을 만들다 미뤄둔 아이디어 하나에서 시작했어요. 도시 바깥 타일들이 그 도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줄 수 있는데 5편까지 도시는 헥스 하나짜리였거든요. 팀은 5편 책임자 존 셰이퍼에게 불가사의만이라도 자기 타일에 놓자고 두 번 찾아갔지만, 셰이퍼는 5편의 방향과 맞지 않으니 아직은 아니라고 했어요. 6편의 에드 비치는 그 “아직”을 풀어서 도시를 여러 타일로 펼쳤고, 산 옆에 과학 구역을 세우는 식으로 지형이 게임의 주역이 됐어요. 6편은 두 개의 확장팩으로 끝날 예정이었는데 기후 변화 모델까지 넣은 두 번째 확장팩 이후로도 콘텐츠가 계속 늘었고, 제작진 말로는 끝에 가서는 좀비 모드까지 들어갈 만큼 조금 과해졌어요.

이 규칙이 작동하는 전제가 하나 있어요. 제작진이 아이들 도서관 코너에서 자료를 찾는다는 말이 그거예요. 사람들이 이미 아는 역사 지식을 게임 안에서 써먹고 똑똑해진 기분을 느끼게 하려는 거라, 아무리 새것이어도 플레이어가 자기 머릿속에서 꺼내 쓸 수 있는 범위 안에 있어야 해요. 5편에 폴란드가 처음 들어갔을 때 폴란드에서는 확장팩에 별도 커버를 만들 정도로 반응이 컸다고 해요. 제작진은 그 일을 겪고 어떤 문화를 넣을지 더 신중해졌고, 동시에 더 많은 문화에 자리를 주고 싶어졌다고 말해요.

자기 직감은 믿지 않아요

존슨의 말 중에 제가 가장 오래 본 건 디자이너로서 자기 교육이 3편 패치 과정에서 시작됐다는 대목이에요. 출시 전에는 “좋은 아이디어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상태로 일할 수밖에 없었는데, 출시 후에는 피드백이 넘쳤거든요. 그는 포럼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플레이어와 직접 대화했고, 3편의 공식 패치 네 번을 네 번의 출시처럼 치렀어요.

4편의 책임자가 되자 그는 조금 논쟁적인 결정을 내려요. AI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처음부터 멀티플레이어 게임으로 만들기 시작한 거예요. 첫 6개월 안에 아주 단순한 형태로나마 여럿이 붙어 플레이했어요. 싱글 플레이로 설계하면 플레이어 한 사람이 주인공이고 AI의 반응과 화면의 정보가 전부 그 사람의 경험을 위해 짜이는데, 멀티플레이에서는 공정성이 더 중요해지니까요.

그다음이 핵심이에요. 존슨은 자기 설계에 대한 직감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해요. 자기가 떠올린 설계는 당연히 좋아 보이는데, 그건 자기 성격에 맞아서일 수 있고 문명은 모두를 위한 큰 텐트여야 하니까요. 그래서 커뮤니티에서 영향력 있는 목소리 100~150명을 골라 비밀유지계약을 맺고 개발 중인 게임을 줬어요. 2003년 무렵이라 스팀 키를 보내면 끝나는 지금과 달리 유출을 막을 방법부터 만들어야 했고, 적어도 그 스튜디오에서는 해본 적 없는 일이었다고 해요. 참가자들은 출시 1년 반 전부터 수백 시간을 플레이했고, 무엇이 되고 안 되는지에 대한 진짜 피드백이 아직 고칠 수 있을 때 들어왔어요. 존슨은 이게 4편을 좋은 게임으로 만든 첫 번째 요인이라고 말해요.

모딩도 처음부터 작정하고 열었어요. 게임 데이터는 전부 XML로,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파이썬으로 짜서 밖에서 손댈 수 있게 했고, 나중에는 게임과 AI 코드를 전부 공개했어요. 4편의 모드 커뮤니티는 지금도 움직이고 있어요. 제가 처음 잡은 4편이 이렇게 만들어진 판이었어요.

7편이 선을 넘었을 때

6편 작업이 길어지면서 디자이너들은 7편으로 넘어갈 때를 집을 청소할 기회로 봤어요. 비치는 자신이 겪은 것 중 가장 철저한 설계 사후검토를 했다고 말해요. 모든 하위 시스템을 하나씩 놓고 뭐가 되고, 뭐를 좋아하고, 뭐를 가져갈지 따졌어요. 그러다 바꾸고 싶어하는 양이 3분의 1을 넘었다는 걸 알아챘어요. 그는 스프레드시트로 얼마나 넘었는지 재보기까지 했는데, 엄밀하게 재기 어렵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20% 정도 초과였다고 말해요. 몇몇 시스템은 더 나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6편에서 충분히 잘 작동했으니 그냥 두자고 팀을 설득했고요.

그런데도 핵심 진행 구조에는 손을 댔어요. 비치는 한 문명이 역사 중 특정 시기에만 고유 능력을 갖고 나머지 기간은 평범한 문명으로 플레이하는 게 늘 불만이었어요. 6편의 미국이 그랬죠. 고유 요소가 게임 후반에야 켜졌어요. 모든 문명은 로마든 그리스든 어떤 계보에서 왔고 그 문화들은 저마다 달랐으니, 역사 내내 고유함을 가질 수 있게 하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시대가 바뀌면 문명을 갈아타는 시대 시스템5이 들어갔어요.

결과는 갈렸어요. 1편부터 해온 핵심 플레이어 다수는 그 방향을 원하지 않았어요. 한 문명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간다는 판타지를 지키고 싶어 했죠. 반면 새로 들어온 플레이어 중에는 이게 역대 최고라는 사람도 있었어요. 다큐는 두 반응을 그대로 나란히 둬요.

파이락시스의 대응은 1년에 걸쳐 나왔어요. 2026년 2월 출시 1주년에 맞춰 개발 중인 기능을 커뮤니티가 먼저 플레이테스트하는 파이락시스 피처 워크숍을 열었고, 거기서 다듬은 변경을 5월 19일 무료 업데이트 ‘테스트 오브 타임’으로 내놨어요. 가장 많이 요청받은 기능이 한 문명으로 전체 캠페인을 끝까지 플레이하는 것이었고, 이 업데이트에서 플레이어가 갈아탈지 남을지 고를 수 있게 됐어요.

비치는 이 업데이트가 개인적으로 조금 힘들었다고 말해요. 원래 비전에 없던 거니까요. 그리고 한 가지를 더 인정해요. 동료 디자이너 한 명이 처음부터 그 방식을 제안했고, 비치는 그의 사무실에서 몇 시간을 들여 하지 말자고 설득했는데, 자기가 틀렸다는 거예요. 나중에 찾아가 네가 옳았다고 말했다고 해요. 워크숍에서 핵심 변경 몇 가지를 더 손본 뒤라 5월에 내놓을 때는 반응이 좋을 걸 알았고, 필요하면 워크숍을 다시 열겠다고 하고요.

다큐에서 커뮤니티 담당으로 보이는 제작진은 이걸 두 방향 대화라고 불러요. 듣기만 하고 아무것도 안 하면 도움이 안 되고, 들은 걸 생각한 다음 돌아가서 “내 경험에 비춰 조금 조정했는데 어떻게 생각해?”라고 묻고, 그 순환이 계속되는 거예요. 혼자 밀폐된 방에서 만들었을 때보다 나은 게 나온다는 게 그 사람의 판단이에요.

civilization rule of thirds그 뒤 9월 5일 PAX West에서 35주년을 기념하며 7편의 첫 유료 확장팩 ‘어스라이즈(Earthrise)‘가 발표됐어요. 출시는 2027년이고, 아폴로 8호가 달 뒤편에서 찍은 지구 사진에서 이름을 따왔어요. 우주 탐사와 지구 환경이 함께 주제예요. 역사 게임이 왜 SF를 하느냐는 반응도 있는데, 제작진의 답은 이래요. 시리즈가 35년을 사는 동안 인류 역사도 그만큼 더 쌓였고, 달과 행성으로 간 50년 치 실제 우주 탐사는 한 번도 게임에 들어간 적이 없다는 거예요. 지금까지 문명의 우주 승리는 태양계를 바로 떠나 알파 센타우리로 가는 거였으니까요.

손을 놓는 사람

1편을 끝낸 마이어는 상상할 수 있는 건 다 넣었으니 더는 생각도 하기 싫었다고 해요. 그래서 문명에서 가장 먼 작업인 음악 작곡 프로그램을 만들러 갔고, 레이놀즈가 2편을 하겠다고 나서자 기꺼이 맡겼어요. 같은 장난감을 다른 사람이 가지고 놀면 뭐가 나오는지 보는 게 재미있다는 거예요. 그 덕에 자기는 게티즈버그나 해적 같은 새 게임을 만들 자유가 생겼고요. 결정은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와야 하고, 자기는 “멋지네” 정도만 보탠다는 게 그의 철학이에요. 문명에 대한 소유권을 많이 주장하지 않는다고도 말해요.

존슨이 5편에서 빠진 이유도 비슷해요. 4편에서 회사가 요구하는 걸 전부 들어줬으니 그다음에 뭘 더 요구해야 할지 몰랐대요. 셰이퍼 옆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남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그러면 “4편처럼 해야지”라며 셰이퍼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 게 뻔해서 나갔어요. 누군가는 자기 실수와 성공을 할 기회를 가져야 하고, 그게 마이어가 자기에게 해준 일이라는 거예요. 다만 그는 두 가지를 다 하고 싶었다는 아쉬움도 숨기지 않아요. 자기 게임을 만들면서 문명 가족으로 남고도 싶었다고요.

마이어는 묘비에 “시드 마이어, 문명을 설계하다”라고 적혀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해요. 게임마다 자식 같아서 하나를 고르기 어렵지만, 문명은 아마 똑똑한 아이일 거라면서요.

오스왈드의 시선

제가 이 다큐에서 제일 오래 붙잡은 건 비치의 스프레드시트예요. 바꾸고 싶은 것의 양을 비율로 재고, 넘쳤다고 판단하고, 그래도 몇 가지는 밀어붙였다가 1년 뒤에 되돌렸어요. 요즘 제품 발표는 대개 얼마나 새로운지를 내세우는데, 35년을 산 제품은 유지할 것과 고칠 것과 새것을 따로 세고 있었어요. 3분의 1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그 세 칸을 분리해서 세는 습관이 핵심이라고 봐요.

두 번째는 커뮤니티를 쓰는 방식이에요. 4편의 테스터 150명이 받은 건 돈이 아니라 출시 1년 반 전의 접근권과 자기 피드백이 게임을 바꾸는 경험이었어요. 7편의 피처 워크숍도 같은 구조고요. 제201호에서 커뮤니티 안에서만 통하는 화폐 이야기를 했는데, 파이락시스는 그 화폐로 마케팅이 아니라 설계를 샀어요. 커뮤니티를 유입 채널로만 보는 회사와 설계 기관으로 보는 회사의 차이가 여기서 갈린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은 “내가 틀렸다”의 구체성이에요. 비치는 피드백을 반영했다고 뭉뚱그리지 않고, 어떤 기능을 누가 제안했고 자기가 몇 시간 동안 말렸는지까지 말해요. 조직이 피드백을 듣는다는 말은 흔한데, 반대했던 사람이 이름을 걸고 입장을 바꾸는 장면은 드물어요. 7편의 회복이 가능했던 이유를 하나만 꼽으라면 저는 이 장면을 꼽겠어요.

마치며

35년짜리 제품의 역사를 43분에 보는 건 어쩔 수 없이 요약이에요. 그래도 설계자들이 자기 직감을 어디까지 믿고 어디서부터 남의 말을 들었는지는 꽤 선명하게 남아요. 저는 4편부터 이 게임을 해왔지만, 그 4편이 그렇게 만들어졌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구독자님은 어느 편으로 시작하셨나요? 그리고 7편에서 꼭 지켜주길 바랐던 게 있다면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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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더 읽기

핵심 출처

  • Polygon, “The complete history of Civilization, as told by Sid Meier and more”, YouTube, 2026.10.22. Polygon 유튜브 채널 ··· 오늘 글의 뼈대예요. 43분 전체를 보면 각 편 제작자의 표정과 말투까지 함께 읽혀요.
  • CivFanatics, “Polygon releases full documentary on the complete history of Civilization for its 35th anniversary”, 2026.10.23. 링크 ··· 다큐의 구성과 챕터를 정리한 팬 커뮤니티 보도예요.
  • 2K Newsroom, “Sid Meier’s Civilization VII Charts a New Course with Arc of Tomorrow Update and First Expansion, Earthrise”, 2026.9.5. 링크 ··· PAX West 발표 원문이에요. 어스라이즈의 주제와 2027년 출시 일정을 확인할 수 있어요.
  • Civilization 공식 사이트, “Test of Time Update”, 2026. 링크 ··· 5월 19일 무료 업데이트와 파이락시스 피처 워크숍의 관계를 설명해요.
  • Civilization 공식 사이트, “Firaxis Feature Workshop”. 링크 ··· 커뮤니티 플레이테스트 프로그램의 운영 방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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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안광섭 (오스왈드)은 세종대학교 겸임교수, INLEVEL9 전략 컨설턴트입니다. 경력, 연구, 저서와 최신 활동은 저자 소개에서 계속 갱신합니다. 최근 소식 · 2026년 8월: 2026 세종도서 교양부문 우수도서 선정.

📝 용어 설명


각주

  1. 갓 게임 (god game): 플레이어가 도시나 문명 같은 시스템 전체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키우는 장르예요. 마이어는 작은 씨앗을 점점 흥미로운 것으로 키워가는 게임이라고 설명해요. ↩

  2. 턴제 (turn-based): 실시간으로 흐르지 않고 플레이어와 상대가 차례로 한 번씩 행동하는 방식이에요. 문명 시리즈의 “한 턴만 더”가 여기서 나왔어요. ↩

  3. 모딩 (modding): 플레이어가 게임의 데이터나 코드를 고쳐 새 규칙, 지도, 문명을 만드는 일이에요. 4편은 데이터를 XML로, 인터페이스를 파이썬으로 짜서 이걸 쉽게 만들었어요. ↩

  4. 헥스 (hex): 지도를 정사각형 대신 육각형 타일로 나누는 방식이에요. 이웃 칸이 여섯 개라 이동과 전투가 더 고르게 계산돼요. 5편에서 처음 도입됐어요. ↩

  5. 시대 시스템 (Ages): 7편에서 캠페인을 몇 개의 시대로 나누고, 시대가 바뀔 때 플레이어가 새 문명으로 이어가는 구조예요. 2026년 5월 ‘테스트 오브 타임’ 업데이트부터는 한 문명으로 계속 갈지 선택할 수 있어요. ↩